트럼프 신년 국정연설 키워드는…'경제 성장' 강조할듯
"'낙관주의' 제시하며 백악관서 4년 더 보낼 자격 있다 주장할 것"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현지시간) 밤 취임 후 3번째 펼치는 국정연설에서 '경제 성장'의 치적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대통령으로서, 현재 미국을 두쪽으로 분열시켰다는 오명 속에서도 그의 국정연설은 '낙관주의'로 채워질 것이라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국정연설문은 여전히 작성 중이라며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전진'에 대해 얘기할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이며 자신이 백악관에서 4년을 더 보낼 자격이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예상했다.
제시카 디토 백악관 공보부국장은 "(탄핵심판은) 매우 당파적인 과정이었다"면서 "지금은 대통령이 국가를 통합으로 이끌 기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의 상당 부분을 미국 경제의 힘을 강조하는 데 할애할 것으로 관측된다. 낮은 실업률을 포함해 여러 경제 지표의 호조가 블루칼라 노동자들과 중산층의 삶을 어떻게 도왔는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이 서명한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러한 '자랑'은 그간 대통령의 유세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에게는 새롭지 않다. 그러나 백악관은 국정연설이라는 장을 통해 대통령이 부동층 등 더 넓은 범위의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토 부국장은 "미국인들이 지금껏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설명을 듣게 되는 기회"라며 "이는 대통령이 (TV를 통해) 국정연설을 들을 수밖에 없는 불특정 다수의 청중에게 자신의 치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당파적 이슈인 의료보험에 관련한 내용도 연설에 담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공약으로 내건 전국민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등을 포함한 "좌파 진영의 급진적 공약"을 공격하면서 약값과 진료 비용 인하, 마약성 진통제 단속 등을 위해 자신이 쏟는 노력을 강조하고 의회에 관련 법안의 통과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오바마 케어'보다 더 저렴하고 좋은 의료보험을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A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오바마케어의 어떠한 상세한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연설에 통합의 메시지가 포함될 것이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분열을 조장한 이슈들에도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이민정책에 대해 언급하면서 건설 중인 이민장벽을 홍보하는 대신 불법체류자 보호 도시(santuary city·성역도시)에 대해서는 비난을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핵심 지지층으로 불리는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의식해 낙태 반대 등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AP는 "탄핵 과정을 거치며 고조되고 노골적으로 표출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볼 때 이번 연설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백악관은 시청자들이 국정연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초대손님'들을 활용했다.
2018년에는 고난의 과정을 거쳐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를, 지난해에는 전쟁영웅들을 초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
올해도 백악관은 비슷한 방식으로 미국 영웅들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AP는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에 공을 세운 군견 코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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