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만평' 갈등 속 스웨덴 언론계, 중국 압력 규탄
스웨덴 언론 "스웨덴 기자, 중국 비자 거부당해…협박 메일도 쇄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덴마크의 한 일간지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만평을 게재해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웃 국가인 스웨덴의 언론도 중국 정부의 압력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스웨덴의 유력 언론사들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스웨덴 기자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등 "받아들일 수 없는 공격"을 한 데 대해 스웨덴 정부에 더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을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의 민간 및 공영 언론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우시바르나는 이날 성명에서 자국 언론인들이 중국 대사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아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가 여러 차례 반복된 거짓 진술과 위협으로 스웨덴 헌법의 언론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 따르면 스웨덴 기자들은 중국 비자를 거부당한 것은 물론, 편집자들에게는 지속해서 협박 메일과 전화가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시바르나 측은 "세계 최대의 독재정권이 스웨덴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저널리즘을 막으려 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러한 지속적인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이 문제를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다루고,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언론자유에 대한 중국의 공격에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시바르나의 파트리크 하데니우스 최고책임자는 "스웨덴뿐만 아니라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일"이라면서 최근 덴마크 언론이 중국의 압력을 받는 모습을 보며 행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Jyllands-Posten)은 지난 27일 중국 국기의 왼쪽 상단에 있는 다섯개의 별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입자로 바꿔 그린 만평을 게재한 바 있다.
앞서 스웨덴과 중국은 지난 2015년 스웨덴 국적 홍콩 출판업자인 구이민하이(桂敏海)가 중국에 구금된 이후로 계속해서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반체제인사인 구이민하이는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한 책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태국에서 돌연 실종됐으나, 이후 중국 당국에 구금된 사실이 알려졌다.
또 국제문인단체인 펜(PEN) 스웨덴 지부는 작년 10월 정치적 박해를 받는 작가와 출판업자에게 부여하는 상인 '투홀스키상'을 구이민하이에게 수여했고, 이 자리에는 아만다 린드 스웨덴 문화부 장관도 참석했다.
이에 구이충유 대사는 "잘못된 행동은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고, 중국은 작년 11월 자국 기업 대표단의 스웨덴 방문을 취소하는 보복 조치에 나섰다.
지난 18일에는 구이충유 중국 대사가 중국에 대항하는 스웨덴 언론을 헤비급 권투선수에 도발하는 라이트급 선수에 빗대며 비하해 스웨덴 정부가 그를 초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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