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위력 핵탄두 장착 잠수함 최초 실전 배치"
평가 엇갈려…"러시아 대한 효과적 억지책" vs "억지 아닌 전쟁승리 수단"
전문가 "북한·이란 포함해 다른 적들에게 사용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이 최초로 저위력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을 실전 배치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미국과학자연맹(FAS)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지난해 12월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 잠수함 기지에서 신형 'W76-2' 핵탄두를 장착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인 테네시호를 출항해 실전 배치했다.
현재 대서양에서 순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테네시호는 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를 장착한 핵추진 잠수함으로, 여기에 탑재된 W76-2 핵탄두 하나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분의 1 수준인 약 5kt이다. 통상 미국 핵잠수함은 90~455kt의 강한 위력을 가진 핵탄두를 탑재한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18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작성한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에서 러시아의 전술핵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W76-2 같은 저위력 핵탄두의 개발을 예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그간 러시아의 전술무기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억지책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저위력 핵탄두를 묘안으로 꼽았다.
이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분쟁이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의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러시아 측도 이미 예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위력 핵탄두는 발사 부담이 적어 실제 사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저위력 핵무기를 최후의 억지책으로 인식하기보다 전쟁의 승리 수단으로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러시아 외의 다른 적국과 맞설 수 있는 위험한 물리적 선택권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FAS의 핵 정보 책임자인 한스 크리스텐센은 당국자들과의 대화에서 핵탄두의 실전 배치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국방부는 저강도 핵무기가 러시아를 제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북한과 이란을 포함해 다른 적들에게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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