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냐 계속이냐' 갈림길 다다른 트럼프 탄핵정국…31일 격돌
공화당, 31일 탄핵안 표결 부쳐 부결로 탄핵정국 종료 목표
민주당, 증인채택 추가심리 요구…'공화당 이탈표' 확보 총력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상원이 탄핵 찬반 표결이냐, 증인 소환이냐 결정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탄핵 심리에 착수한 상원이 엿새간 탄핵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변호인단의 변론을 거쳐 30일 질문·답변까지 마무리하면 31일 탄핵 투표를 할지, 아니면 추가로 증언 청취 절차를 거칠지 결판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은 31일 탄핵 표결을 해 '부결'을 확정 짓자는 기류지만 민주당은 추가 증인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날로 이틀째인 질문·답변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물론 증인 소환 등 향후 절차를 둘러싼 가시 돋친 설전이 벌어졌지만 회의장 밖의 기싸움 역시 뜨거웠다.
공화당은 31일 민주당의 증인 채택 요구안을 부결시킨 뒤 곧바로 탄핵 찬반 투표를 할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일 아이오와 첫 경선, 4일 신년 국정연설이 예정된 만큼 주말 전에는 탄핵 문제를 마무리 지을 필요성이 있다.
여기에는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이어서 일부 반란표가 나오더라도 증인 채택안 부결에 필요한 51석은 확보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3분의 2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의석 분포상 탄핵안 부결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CNN방송에 따르면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공화당이 증인 소환 안건 부결에 필요한 충분한 표를 확보했다면서 31일 탄핵 찬반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존 바라소 상원 의원도 "목표는 내일 저녁 심리를 끝내는 것"이라며 "우리는 끝낸 다음에야 상원 회의실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제대로 된 탄핵심리를 위해서는 증인 소환이 필수적이고,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폭탄 진술'을 할 가능성이 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인 채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자당 의석 45석, 무소속 2석에다 증인 소환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큰 공화당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의원 외에 공화당에서 추가로 2명의 찬성 의원을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상원이 증인을 소환하지 않는다면 비록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진정한 무죄를 받는 게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증인 소환 표결을 낙관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의 목표대로 31일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역시 증인 소환 부결에 필요한 51석을 확보했다고 보면서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볼턴 전 보좌관 증인 채택을 수용하는 대신 우크라이나 비리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소환을 맞불 카드로 꺼내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 경우 민주당이 더는 증인 소환을 요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인상이다.
공화당은 이날 증인 표결이 50대 50으로 끝날 경우 대응책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반인 51표를 얻지 못해 부결이라는 해석이 강하지만 일부에선 재판장인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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