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만 보이는데…우한병원 건설 생방송에 4천만명 접속

입력 2020-01-30 16:04
수정 2020-01-31 15:37
굴삭기만 보이는데…우한병원 건설 생방송에 4천만명 접속

훠선산·레이선산 병원 건설 현장 화면 인기…불안감·염원 반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병원 건설 현장 생방송에 4천여만명이 접속하면서 중국인들의 불안감과 조속한 진정을 바라는 염원을 보여줬다.



30일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까지 우한의 훠선산(火神山) 병원과 레이선산(雷神山) 병원의 건설 상황을 보여주는 생방송의 접속자 수가 4천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우한에 환자가 급증하자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때처럼 환자들을 수용·격리하기 위해 우한시가 급조해 만드는 응급 시설이다.

병상 700~1천개 규모의 훠선산 병원은 27일 16시간 만에 제1병동 건설을 끝마치는 등 공사를 서두르고 있으며 내달 2일에는 완공 후 관리를 위해 인민해방군 의료대에 인계할 방침이다.

레이선산에도 보름 안에 완공을 목표로 병상 1천500개 규모의 병원 건설이 속도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병원의 건설 현장 생방송 화면에는 해설도 없고 배경 음악도 없으며 다만 수백 대의 건설 장비와 수많은 인력이 병원을 짓는 모습만 계속 나온다는 것이다.

즉, 예능이나 드라마 심지어 일반 뉴스보다도 지루할 수 있는데 중국인들은 생방송 화면에 '좋아요' 댓글을 달고 심지어는 공사 현장의 지게차와 굴삭기에 애칭까지 붙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은 "병원 건설 현황 생중계에 이렇게 많은 접속자가 몰리는 것은 현재 대부분 중국인이 자택에만 머물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조속히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함께 작용한 것 같다"면서 "환자들의 완치를 바라는 마음과 중국인들의 애국심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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