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종코로나 예방위해 러-中 철도노선 일부 운행 중단(종합3보)
"모스크바∼베이징 노선만 유지…화물열차는 그대로 계속 운행키로"
"극동 국경검문소 폐쇄 연장…중국 유학생 복귀 3월 1일까지 늦추도록 지시"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유철종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31일부터 러시아와 중국을 오가는 일부 철도 노선의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30일 러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전날 정부의 '신종 코로나 유입 및 확산 방지 대책본부' 회의 뒤 언론 브리핑을 열어 "대책본부의 결정으로 31일 0시(현지시간)부터 (중국과의) 열차 운행을 제한한다. 모스크바-베이징, 베이징-모스크바 구간만 운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열차 노선으로는 모스크바∼베이징, 연해주 그로데코보∼헤이룽장성 쑤이펀허, 자바이칼주 치타∼내몽골자치구 만저우리 등이 있다.
이 노선들 가운데 모스크바-베이징 노선만 계속 유지하고 나머지 노선들은 잠정 폐쇄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교통부는 당초 중국과의 화물열차 운행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가 뒤이어 이 조치를 취소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철도공사(RZD)는 이날 31일부터 중국과의 화물열차 운행을 중단하기로 한 조치를 교통부가 취소했다고 밝혔다.
RZD는 "30일 자로 내려온 교통부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화물 열차 운행 중단에 관한) 앞서 나온 지침이 취소된다"고 밝혔다.
RZD는 "현재 중국과의 화물 송출 및 수령에 어떤 제한도 없다"면서 "RZD가 국경 지역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으며 운송 상황에 대해 화주에게 신속하게 통보해줄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밀접한 러-중 경제·통상 관계로 인해 화물열차 운행까지 중단될 경우 파급력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단 화물열차 운행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또 아무르주와 유대인자치주, 하바롭스크주, 연해주, 자바이칼주 등 극동 5개 지역의 보행자·차량 국경검문소 업무 중단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장 기한에 대해선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지역들의 국경검문소는 2월 2일까지 잠정 폐쇄된 상태다.
골리코바는 이어 중국과의 정기 항공 노선 폐쇄에 대해선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으로의 항공편 운항은 (앞으로) 이틀 동안 교통부, 외무부 등이 중국에서 귀국하는 러시아인들의 수와 관련한 상황을 평가해서 항공 일정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국인들의 러시아 유입을 잠정 제한하는 조치의 하나로 러시아내 대학들에서 공부하다 중국의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간 중국 유학생들의 방학 기간을 2월 말까지 연장하도록 대학들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골리코바는 소개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는 이날 중국 유학생들의 방학을 오는 3월 1일까지로 연장하도록 대학들에 지시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최대 2주간의 잠복기가 있음을 고려한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 대학들에는 상당수의 중국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이날부터 극동 지역과 서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를 방문하려는 중국인들에 대한 전자비자 발급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신종 코로나 유입 및 확산 방지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골리코바 부총리가 본부장으로 임명됐으며 위생·보건·검역 당국인 '소비자권리보호·복지감독청' 청장, 내무차관, 검역청장, 비상사태부장관 등이 포함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지난 29일 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인적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의심 신고는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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