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프간 추락 군용기서 시신 2구 수습·블랙박스 회수(종합)

입력 2020-01-29 18:10
미군, 아프간 추락 군용기서 시신 2구 수습·블랙박스 회수(종합)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동부 가즈니주에서 추락한 군용기 E-11A에서 시신 2구를 수습하고 블랙박스를 회수했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해는 지역 주민에 의해 품위 있게 수습됐고 비행 데이터가 담긴 기록 장치도 28일 함께 수거됐다고 미군은 설명했다.

시신 2구는 미군 항공기에 실려 옮겨졌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추락 항공기의 잔해는 미군에 의해 파괴됐다.

미군은 성명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다만, 적군에 의해 항공기가 추락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은 미 군용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며 미군은 "사전 조사 결과 기계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해왔다.

아울러 시신 2구만 수습했다는 미군 측 설명과 달리 해당 항공기에 더 많은 인원이 탑승한 상태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사고지점에서 6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고, 가즈니주 경찰서장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4명 시신이 있고, 2명은 실종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 공군 소속 E-11A 항공기는 지난 27일 오후 가즈니주의 탈레반 통제 지역에 추락했다.

아프간 정부군 등 치안 병력은 사고 직후 현장에 접근하려 했지만, 탈레반의 매복 공격을 받고 물러났다.

이후 탈레반은 "(추후) 사고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11A 기종은 미군의 특수 통신용 전자 감시 항공기다. 미군이 운용하는 지·해·공 통합공중통신체계(BACN)와 관련된 핵심 장비로 미 공군은 총 4대를 보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종은 특히 아프간처럼 산악지형 등으로 인해 통신이 어려운 지역에서 공군과 지상군 사이의 원거리 통신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전파 전달 범위를 늘려주는 등 첨단기능으로 인해 '하늘의 와이파이'로 불려왔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2018년 중반부터는 미국 측과 직접 협상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미군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평화협상 초안까지 마련했지만, 정식 서명에는 실패한 상태다.

탈레반은 최근에는 미국 측에 일시 휴전을 제안하는 등 양측은 평화협상 본격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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