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축설계업계, 신종코로나로 중국 사업 차질"
시카고트리뷴 보도…"충격 불가피, 크기와 지속 기간이 관건"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미국 건축설계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건축설계업체들이 우한 폐렴에 따른 중국 당국의 이동 통제와 미국 보건당국의 여행 자제 권고 등으로 중국 고객들을 만나지 못해 사업 진행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시카고트리뷴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명 건축설계업체인 아드리안 스미스 앤드 고든 길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날 중국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재고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우한에 476m 높이의 '우한 그린랜드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다른 유명 업체인 스키드모어와 오윙스 앤드 메릴도 중국 내 직원들의 이동을 포함해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 사무소 직원의 중국 출장을 모두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드리안 스미스 앤드 고든 길의 벤 존슨 디렉터는 "공사 중인 그린랜드센터의 경우 신종코로나가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설계사와 고객 간 대면 회의가 필요한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들은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존슨은 "중국에 사람을 보낼 수 있는가가 문제"라면서 "마스크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한 등 중국 15개 도시에서 30개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인 시카고의 건축설계업체 겟츠 파트너스의 제임스 정 사장은 "신종코로나의 충격은 있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충격의 크기와 지속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우한 금융지구에 들어설 주상복합빌딩의 설계 계약을 따냈으나, 신종코로나로 인한 여행 규제로 사업 진척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트리뷴의 건축 평론가 블레어 카민은 "신종 코로나가 미국의 수많은 사업에 충격을 줬지만, 특히 건축업이 가장 취약하고 부정적 영향도 가장 도드라지는 업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카민은 "미국에 대불황이 닥치고 건설사업이 줄줄이 중단됐던 2008년에 고속 성장 중이던 중국은 미국 건축업체들의 생명선이나 다름없었다"라며 특히 중국은 초고층 빌딩 설계업체와 대형 건축업체들에 활로가 돼 주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미국 일부 대형 건축설계업체들은 전체 수익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얻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가 미국 건축업계를 위기에 놓이게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건축업체들은 최근 사업 지역을 상하이 등 중국 동부에서 인구 1천100만명 이상의 우한 등 내륙 도시로 확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