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과일 신남방 순풍…샤인머스켓 베트남선 고급 제수음식
"박항서 매직 후 소비급증"…딸기도 홍콩·싱가포르서 인기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베트남을 필두로 한 신남방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포도와 딸기의 인기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포도 수출액은 전년보다 64.2% 증가한 2천300만 달러(약 271억원)를 기록했다.
농식품부는 "베트남에서는 선물용으로, 홍콩에서는 일본산 포도를 대체하면서, 그리고 중국에서는 프리미엄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포도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품종별 수출 비중은 고급종인 샤인머스켓이 72.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거봉 13.8%, 캠벨 13.3%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송이당 수만 원을 호가하는 샤인머스켓의 중국과 베트남 수출이 활발한 것은 현지 경제 수준을 고려했을 때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샤인머스켓 인기에 힘입어 베트남은 전체 포도 수출 대상국 가운데 중국과 홍콩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이 34.8%에 달했다.
황의창 한국포도수출연합 대표는 "베트남에서 한국산 샤인머스켓 소비의 70%는 제사용과 선물 수요"라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음력 설을 쇠기 때문에 이 기간 일 년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수 음식으로 우리처럼 송이가 크고 보기 좋은 것이 많이 팔리고, 실제로 사 먹는 용도로는 송이가 작더라도 맛있는 포도가 선호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에 따르면 베트남 등 신남방에 팔리는 우리나라 샤인머스켓 단가는 1㎏당 1등급은 1만9천원, 2등급은 1만7천500원에 달한다.
당도 18브릭스 이상, 알 크기 18g 이상에만 주어지는 프리미엄급은 바이어와 생산자 단체의 협의로 정해진다. 그야말로 '시가'인 셈이다.
가격이 꽤 높지만 맛이 좋은 데다, '박항서 열풍'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지면서 고급 제수·선물용으로 현지에서 인기가 2018년 이후 크게 올라갔다고 한다.
농식품부는 현재 국내 포도 생산량 가운데 수출 비중이 1.1%에 불과한 데다가, 샤인머스켓의 재배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수출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내년 샤인머스켓의 수출용 생산 물량이 올해의 2배 수준으로 급증하는 등 생산 과잉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농식품부는 "현재 샤인머스켓을 대체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있고, 올해와 내년 각 1개 품종씩 품종 보호 출원할 계획"이라며 "고품질 포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시장 가격의 질서 유지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딸기는 지난해 홍콩·싱가포르의 꾸준한 수요와 동남아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전년보다 14.7% 늘어난 5천400만 달러(약 638억원)어치가 수출됐다.
홍콩과 싱가포르 수출액이 각각 1천만 달러(약 118억원)를 넘어섰으며 베트남은 전년보다 무려 90%나 늘어난 700만 달러(약 82억원)를 기록하며 급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베트남 내 수입 딸기 시장은 한국산이 99.4%로 사실상 점유율 100%를 기록하는 독주 체제다.
농식품부는 "한국 딸기는 고품질·고급 과일로 인식되는 데다가 한류 열풍으로 선호가 높다"면서도 "매향에 집중된 수출 품종과 동남아 중심의 수출 시장 등은 수출 확대 제약 요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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