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신종코로나 충격파…글로벌 기업 피해 '눈덩이'

입력 2020-01-29 10:38
애플도 신종코로나 충격파…글로벌 기업 피해 '눈덩이'

팀 쿡 CEO "부품 업체 일부 우한에…아이폰 판매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애플의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우한 폐렴이 중국 내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품 공급업체 일부가 우한에 있고 우한 이외 지역 생산시설도 중국 정부의 권고에 따라 내달 10일까지 조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내 애플 직영매장 한 곳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쿡 CEO는 애플의 중국 내 위탁 판매업체들도 상당수가 매장 문을 닫았다면서 "우한 이외 지역에서도 최근 수일간 판매에 영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 애플의 아이폰 생산망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물량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미국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만약 중국 내에서 전염병이 더 확산한다면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애플을 비롯한 기업들의 우한 폐렴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커피체인 스타벅스는 중국 내 4천100개 매장의 절반 이상이 영업을 중단했다며 이번 사태가 2020년 재무제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우한을 포함한 허베이성 내 5개 도시의 매장을 닫았고, KFC와 피자헛도 허베이성 내 매장 대부분을 폐쇄했다. 유니클로도 중국 내 일부 매장의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은 우한 폐렴 확산이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작년 중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82.5%가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온 40개 도시에서 판매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영상 전문기업 아이맥스는 우한 폐렴 확산으로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 글로벌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6천만 달러(약 705억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중국 출장 제한 등 우한 폐렴에 대응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캐나다 보험사 선 라이프 파이낸셜과 매뉴라이프는 중국에서 돌아온 직원들에게 2주간 재택근무를 할 것을 지시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조처를 시행 중이다. 폭스바겐 AG는 베이징 현지 직원 3천500명에게 춘제 연휴가 끝나는 내달 3일부터 17일까지 재택근무할 것을 요청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중국 방문 수요가 급감하자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내달 1일부터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으로의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의 경우 하루 50명가량이 샌프란시스코-상하이 간 항공편을 이용했다면서 애플 기술자의 중국 파견에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한 폐렴 사태로 세계 증시에서는 이달 20일 이후 현재까지 무려 1조5천억 달러(약 1천762조원) 상당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가 4.5% 급락하는 등 원자재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고, 주식시장의 타격도 컸다. 그러나 춘제 연휴를 맞아 중국 증시가 내달 3일까지 폐장한 상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충격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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