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스라엘 정착촌 인정·팔레스타인엔 제한된 국가' 평화안(종합)
이스라엘 정착촌 주권 인정하되 4년간 건설 동결…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에 국가
트럼프 "현실적인 2국가 해법, 양측에 윈윈"…외신 "이스라엘에 치우친 평화구상"
팔레스타인, 트럼프 구상 거부…"예루살렘 흥정의 대상 아냐, 쓰레기통에 보낼 것"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대신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일정 기간 동결하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에 국가를 건설하는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이 구상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내의 '정착촌 인정'을 추구해온 이스라엘과 '완전한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해온 팔레스타인의 주장을 일정 부분 수용한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 방안이 실질적으로 이스라엘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준 것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 쪽에 치우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러한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함께 참석했다.
이 구상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웨스트 뱅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팔레스타인 측에는 이스라엘 정착촌을 받아들이는 대신 동예루살렘 일부 지역에서 자신들의 수도를 포함한 국가를 건설하는 내용이 평화구상에 포함됐다.
또 이스라엘 정착촌 인정 및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과 관련,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향후 4년간 요르단강 서안에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지 않는 내용도 담겼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요르단강 서안을 미래 독립국가의 중심지로, 동예루살렘을 국가의 수도로 보고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설립하고 대사관을 개설하는 데 500억 달러의 국제 금융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완전한(undivided), 매우 중요한 수도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고위 관리는 팔레스타인이 관리하는 영토가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나며 팔레스타인 국가는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로 이뤄지고 이들 지역은 도로와 교량, 터널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해 제안한 양측 국경이 그려진 지도도 공개했다. 지도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15개 이스라엘 정착촌 등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구상에 대해 "현실적인 2국가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전의 미 행정부가 제시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양측 모두에 유익한 "윈-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평화구상 내용이 담긴 서한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 현장에 팔레스타인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측의 부재는 이번 계획이 팔레스타인의 요구보다는 이스라엘의 요구에 기울어졌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NYT도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는 중동평화구상"이라며 이스라엘에는 수십년간 갈등 속에 추구한 대부분을 주는 반면 팔레스타인은 제한된 주권을 지닌 국가로 부르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당장 미국의 발표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중동평화구상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예루살렘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 민족은 미국의 구상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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