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종코로나 확진자 네 명…각국 대책 마련 부심
프랑스 3명, 독일 1명 감염확인…국제공항 검역 강화, 전세기로 자국민 대피 검토
(유럽 종합=연합뉴스) 유럽 주요국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확산을 예의주시하면서 확진자를 격리 치료하고 검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현재 프랑스 3명, 독일 1명이다.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당국에 의해 봉쇄된 가운데, 유럽 주요국들은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주력하면서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 철수 준비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국가 증에서 확진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프랑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현재 3명으로, 이 중 2명은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 출신의 31세, 30세 남녀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프랑스 여행을 위해 입국했으며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파리 시내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확진자 1명은 남서부 보르도에 거주하는 48세 중국계 프랑스인으로, 와인 관련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우한을 포함해 중국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정부는 확진자가 유럽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자국에서 확인되자 주말인 26일 오후 총리 주재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프랑스는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주요 경로인 파리 근교 샤를드골 국제공항에 의료진 부스를 세우고 검역을 강화했다.
프랑스 정부는 우한에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들을 데려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이렇게 데려온 사람들을 바이러스의 잠복기인 14일동안 특정 장소에 격리한 뒤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역학조사를 할 예정이다.
독일도 프랑스에 이어 감염자 1명이 확인됐다.
독일 당국은 지난 27일 밤 남부 바이에른주(州) 슈타른베르크에 거주하는 33세 남성이 감염자로 확진되자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 확진자는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장 목적으로 온 중국인 여성 동료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교육 프로그램에서 같은 조에 속했고, 당시 33세의 중국인 여성은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이 남성이 입원한 병원 관계자는 환자 상태에 대해 "열도 없고 호흡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독일 당국은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동료 직원 등 40명에 대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 중이다.
바이에른주 당국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보지만 잘 준비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확진자가 아직 없는 영국 정부는 국제선이 취항하는 공항을 중심으로 검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내는 물론 해외 체류 중인 영국인 중에서도 아직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정부는 우한 및 인근 지역에 체류 중인 영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미 전세기를 투입했거나 할 예정인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조치가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내부적으로 나온다.
그랜트 섑스 교통부 장관은 28일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에 얼마나 많은 영국 국민이 있는지 확인해 이들을 우한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섑스 장관은 "현지에 있는 국민이 영사관에 접촉해 소재를 알려주면 현황을 파악해 적절한 철수방안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로마 피우미치노, 밀라노 말펜사 두 국제공항에 의료진을 배치하고 입국자들의 발열 검사를 하는 등 바이러스 유입을 막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우한과 인근에 거주하는 자국민 대피를 위해 전세기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우한에는 70여명의 이탈리아인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없는 네덜란드도 우한에서 20명의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네덜란드 외무부는 28일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 중국 당국과 자국민을 중국에서 데려오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국립 공중보건ㆍ환경협회(RIVM)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네덜란드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베를린 이광빈, 런던 박대한, 파리 김용래, 브뤼셀 김정은, 로마 전성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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