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여행 제한 세계 관광 산업 강타…사스 때보다 심각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으로 인해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세계 관광 산업에도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AP통신은 28일 씀씀이가 큰 수천만명의 중국 관광객들에 의존해왔던 세계 관광산업이 우한 폐렴의 확산 공포 속에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여행 성수기인 중국의 춘제(春節·설) 연휴를 맞아 호텔과 항공, 카지노, 크루즈 등의 업종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던 2003년 4.3%에서 작년 무려 16.3%로 확대된 점을 고려할 때 우한 폐렴으로 인한 충격은 사스 때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해외여행객은 작년 대략 1억3천400만명으로 전년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해외여행연구원(中國出境旅游硏究院)은 우한 폐렴이 발생하기 전 이번 춘제 기간 중국의 해외여행객이 700만명으로 작년의 630만명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인들의 춘제 기간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는 홍콩과 태국, 일본, 베트남 등이었고, 영국 런던과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지에서는 소비금액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경제학자들과 여행산업 관계자들은 우한 폐렴이 계속 지속하면 미국과 유럽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는 중국과 무역분쟁으로 2018년 중국 여행객이 15년 만에 처음 감소하고 작년에도 5% 추가 축소된 후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힘입어 올해는 중국 여행객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인은 2018년에만 거의 300만명이 미국을 찾아 360억달러 이상을 소비했으며, 캐나다, 멕시코, 영국, 일본 등과 함께 미국을 방문하는 5대 해외여행 국가 중 하나다.
영국에서 2018년 기준 중국 여행객들의 1인당 평균 지출은 2천200달러로 중동 국가들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으며, 중국 여행객 수는 2010년 이후 4배로 증가했다.
태국은 이번 중국 춘제기간 관광 수입이 16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현상은 베트남과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은 민주화 시위에 우한 폐렴까지 겹쳐 여행업계의 타격이 더 심하다. 홍콩은 작년 1~11월 여행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이미 56% 급감한 상태다.
마카오는 지난 일요일 중국 본토에서 오는 도박 자금이 80% 격감했다.
마카오의 도박과 숙박업 관계자는 우한 폐렴의 사망자가 급증하고 중국 당국의 여행 제한이 확대되면서 취소 비율이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홍콩에서 영업하는 윈 리조트와 라스베이거스 샌즈, MGM 리조트의 주가는 지난 17일 이후 각각 18.3%, 14.6%, 12.1% 떨어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우한 폐렴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할지와 중국 정부의 해외여행 제한 조치가 언제 풀릴지 여부가 세계 관광 산업의 회복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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