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에 伊로마·밀라노도 중국 춘제 행사 취소
현지 커뮤니티, 중국인 겨냥 차별·불이익 발생 가능성 우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여파로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중국계 이민 사회가 주관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행사가 취소됐다.
26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로마의 중국계 커뮤니티 대변인인 루치아 킹은 "우한 폐렴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을 고려해 내달 2일로 잡힌 춘제 축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킹은 "지난 석 달 간 축제를 준비해왔지만, 현재로서는 연기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거대한 중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북부의 경제 중심 도시 밀라노 당국 역시 춘제 축제를 지원하고자 준비한 거리 퍼레이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파리 당국도 우한 폐렴 확산을 이유로 춘제 거리 행진을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탈리아의 중국계 커뮤니티는 우한 폐렴으로 중국인들이 현지에서 불이익 또는 차별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최근 관광차 베네치아를 찾은 중국인 부부가 10대 청소년들로부터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하는 일까지 일어나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루치아 킹은 ANS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불관용과 차별이 근절되길 희망한다면서 "누구나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다. 이는 인종과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로마 피우미치노, 밀라노 말펜사 등 두 국제공항에 의료진을 배치하고 입국자들의 발열 검사를 실시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한 상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중국 30개 성에서 2천800여명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81명이다.
중국 외에 미국, 대만, 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프랑스, 한국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