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악몽은 다시 없다"…병원들, 면회제한·선별진료 주력
명지병원, 우한 폐렴 입원사실 미리 알려 환자·보호자 동요 막아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국내에도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병원들이 입원환자의 면회를 '환자당 1인'으로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메르스 때나 볼 수 있었던 병원 내 선별진료소도 다시 등장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대형 병원들은 설 연휴임에도 이날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우한 폐렴 확산 방지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감염예방 차원에서 입원 환자에 대한 면회를 출입증을 보유한 보호자 1인으로 제한했다.
또 병원 곳곳에 열 감지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전체 출입객을 검사하는 등 내부 출입감시체계도 강화했다. 카메라는 서울대병원 본관, 어린이병원, 암병원 건물 입구에 설치됐다. 카메라에서 이상반응이 포착되면 비상대기중인 감염관리센터가 여행이력을 포함한 건강문진을 실시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의심환자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선별 진료 시스템' 운영에 들어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을 바탕으로, 외래와 입원, 응급 진료 환자의 중국 방문력을 전수 조사한다. 이 병원도 입원환자 면회를 지난 23일부터 보호자 1인으로 전면 제한하고 있다.
입원환자 면회 제한은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거의 모든 대학병원에서 시행 중이다.
국내 3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음압병실에서 치료 중인 명지병원은 이보다 앞선 지난 21일부터 비상대응본부를 구성하고 선별진료소 가동에 들어갔다. 또한 환자가 입원할 경우에 대비한 병원 내 대응책도 마련했다.
실제로 이 병원은 지난 26일 3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의 음압병실 입원이 결정되자 병원 내 입원 환자와 보호자, 직원 등에게 안내문과 문자메시지를 보내 확진 환자가 병원 내 시설과 완벽하게 차단된 격리병상에서 진료받는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런 선제 조치 덕분에 우한 폐렴 환자 입원 사실을 이유로 퇴원을 하겠다고 나선 환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이 병원의 설명이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은 '내부와 외부의 소통이 성공적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라며 "메르스 사태 이후에 더욱더 철저한 준비와 훈련을 해온 만큼 이번에도 잘 대응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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