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장관의 툰베리 저격에 반기 든 부인…"나는 툰베리 지지"
인스타그램에 글 올렸다 삭제…"나도 경제학 학위 없다"며 남편 겨냥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부인이 스웨덴 출신의 '환경운동 아이콘' 그레타 툰베리(17)를 지지하는 글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2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의 부인이자 배우인 루이즈 린턴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이 문제(기후변화)에서 그레타를 지지한다"며 "우리는 화석 연료 사용을 과감하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글은 므누신 장관이 최근 툰베리를 강하게 비판한 이후 올라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그(툰베리)가 수석 경제학자인가? 헷갈리는데…"라며 "그가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에 우리에게 돌아와 그것을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툰베리가 학교를 1년 휴학하고 세계 곳곳의 환경 관련 회의나 행사에 참여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비꼰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므누신 장관은 24일에도 "환경은 중요하다"면서도 "그 젊은이는 한가지 이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중요한 이슈들은 많다"고 또다시 툰베리를 겨냥했다.
하지만 린턴의 글은 남편의 생각과 반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호소하는 툰베리의 생각에 동조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특히 린턴은 이 글에서 "나도 경제학 학위가 없다"라고까지 적었다. 툰베리를 향해 경제학을 좀 더 공부하라고 한 남편 므누신의 발언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린턴의 인스타그램 글은 게시 30분 만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므누신 부부는 그동안 돌출행동으로 수차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린턴은 2017년 8월 남편 출장 동행 당시 명품으로 치장한 채 정부 관용기에서 내리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브랜드명까지 일일이 열거하며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 소동은 므누신 장관 부부의 출장에 대한 재무부 감찰로도 이어졌다.
또 린턴은 같은 해 11월 부부가 워싱턴DC 연방인쇄국에서 여러 장 이어진 1달러 지폐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미발행 지폐 '인증샷'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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