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자유주의 증진 위한 교육기관 설립에 1조1천억원 지원"(종합)
"권위주의적 통치 막아야"…"시진핑, AI로 국민 통제…트럼프는 사기꾼"
"허위정보 유포 막지 않는 페이스북, 트럼프와 공모 관계" 비판도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안용수 기자 =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이 지향하는 '개방 사회'와 자유주의를 신장하기 위한 글로벌 대학 네트워크를 설립하기 위해 10억 달러(1조1천68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소로스는 이날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만찬 행사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오래 이어질 프로젝트"라며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고 영국 가디언과 AFP 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소로스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권위주의 득세 경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맞설 기관에 대한 투자는 중요하다"며 "여러 국가에서 사실상 독재자나 독재자가 되려는 지도자의 등장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자신이 구상 중인 '개방사회 대학 네트워크'(Open Society University Network·OSUN)를 중앙유럽대학(CEU)에 신설하겠다고 설명했다.
CEU는 30년 전 유럽의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헝가리계인 소로스가 헝가리에 설립했으며, 최근 헝가리 정부가 CEU 설립 자격을 무효로 함에 따라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전했다.
소로스는 "CEU는 세계가 필요로 하는 교육 기관이 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새롭고 혁신적인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OSUN은 교육과 연구의 국제 플랫폼으로서 1단계로 기존의 네트워크와 긴밀하게 연계할 것"이라며 "이어 2단계에서는 네트워크를 개방해 참여 의사와 자격을 갖춘 기관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이날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싸잡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이 보도했다.
소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나르시시스트(자기도취자)이자 사기꾼"이라며 "대통령이 되는 그의 환상이 현실화한 순간부터, 그의 자기도취는 악성 질병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시진핑 주석에 대해선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중국 국민을 완전히 통제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서도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로스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관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또한 "페이스북이 허위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페이스북 사이에 비공식적인 협력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도울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보호하기 위해 일할 것"이라며 "올해 대선 결과가 걱정되는 까닭"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활용됐다는 의혹에 휘말린 것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보안 문제가 제기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을 후원하는 '큰손'인 소로스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 거듭 쓴소리를 해왔다.
소로스는 지난해 다보스포럼 만찬 행사에서도 "위험한 개방사회 반대자"라며 시 주석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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