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발원 후베이, 중앙정부에 마스크 긴급지원 요청
'마스크 대란'에 바가지도 극성…춘제 연휴에도 공장 풀가동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첫 발병지인 우한(武漢)이 속해있는 후베이성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마스크 등 방호 장비 긴급지원을 요청했다.
23일 중국매체 인민일보에 따르면 후베이성 정부는 22일 중앙정부에 의료용 마스크 4천만개, 방호복 500만벌, 적외선 온도측정기 5천대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후베이성 자체적으로는 의료용 마스크 800만개, 방호복 200만벌, 적외선 온도측정기 1천200대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성 전체 방역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후베이성의 경우 성도인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 17명도 모두 후베이성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이었다. 이 때문에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에 대한 '임시 봉쇄령'이 내려져 출입이 통제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민들이 앞다퉈 마스크를 사면서 중국 전역에서 마스크가 부족해지자, 10위안(약 1천680원)짜리 마스크 묶음을 188위안(약 3만1천687원)에 파는 등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또 다른 중국매체 펑파이는 전했다.
사람들의 불만이 커지자 상하이(上海)시 당국은 매점매석이나 바가지요금 등에 최고 300만 위안(약 5억원)의 벌금을 매기기로 했고, 베이징(北京) 등에서도 엄격히 단속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 등의 보호장비 가격이 최대 10배까지 치솟자, 알리바바 그룹 산하 쇼핑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는 20일 마스크 판매업자들에게 가격 인상 금지를 통보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밤낮으로 마스크 생산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한 상하이 소재 마스크생산업체는 펑파이 인터뷰에서 "일부 직원은 16일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에 들어갔지만 17일 다시 직원들을 모아 마스크 추가생산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고향으로 가려던 기차표값은 물론 3배의 임금과 보너스 등을 내세워 직원들을 모으고 아르바이트생도 채용해 하루 14시간씩 공장을 풀로 가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장 측은 "20~21일 이틀간 마스크 45만개를 생산했다"면서 "우선 병원, 방역소, 질병예방통제센터 등에 공급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장성 소재 마스크 생산업체 관계자는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 전역의 하루 마스크 수요는 5천만~6천만개까지 이를 수 있지만, 공급은 약 2천만개"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소비자들이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외국산 마스크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전염병 전파나 2013~2014년 대기오염이 문제가 됐을 때도 3M과 하니웰 등 외국 브랜드 마스크 판매가 급증한 바 있다.
환구망(環球網)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 톈마오(天猫·T몰)를 비롯한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는 초미세먼지와 병원균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3M사의 KN95 마스크가 동났다.
하니웰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마스크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춘제의 영향으로 배송 상에 어려움이 있지만, 시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