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복역 '마약밀수' 이스라엘 여성 어머니 면담 예정"
크렘린궁, 푸틴 이스라엘 방문 일정 소개…홀로코스트 추모행사 참석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행사 참석을 위해 23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약 밀수 혐의로 러시아에서 복역 중인 이스라엘 여성의 어머니와 현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푸틴의 이스라엘 방문 일정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정교회 예루살렘 총대주교 테오필로스 3세와 함께 러시아에서 복역 중인 나아아마 이사하르의 어머니를 만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우샤코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양자 회담 뒤 이루어질 이 면담에 네타냐후 총리도 자리를 함께할 것이라면서 "면담에서 이사하르 문제의 인도주의적 측면이 다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샤코프는 지난해 11월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이 테오필로스 3세와 만났을 때 총대주교가 대통령에게 이사하르 어머니의 편지를 전달했었다고 전했다.
이사하르 문제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간 인도주의 현안으로 남아있다.
이스라엘·미국 이중국적자인 이사하르는 지난해 4월 인도 델리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가던 중 환승을 위해 내린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세관원의 검색 도중 그의 배낭에서 인도 대마초인 하시시 약 10g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뒤이어 10월 모스크바주 법원은 이사하르의 마약 소지와 밀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려 7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사하르는 밀수 혐의를 부인하면서 배낭에 마약이 들어있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뒤이은 항소심도 1심 판결을 인정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그동안 푸틴 대통령에게 이사하르를 사면해 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이스라엘 방문에서 양국 관계와 사안의 인도주의적 측면을 고려해 이사하르에 대한 사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23일 예루살렘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추모관에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 예정이다.
1940년 폴란드 남부에 지어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는 유대인 약 110만 명이 학살됐다.
유엔은 19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있던 유대인들을 해방한 것을 기념해 이날을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로 지정했다.
이번 홀로코스트 추모 행사에는 푸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국가 정상 26명과 총리 4명 등 47개국에서 온 대표단이 참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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