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라이드 효과에 환율도 도왔다…기아차 실적개선 성적표

입력 2020-01-22 18:58
텔루라이드 효과에 환율도 도왔다…기아차 실적개선 성적표

내수판매 줄었지만, 북미·유럽서 만회…올해도 쏘렌토·카니발 신차 기대

기아차 "'골든 사이클' 들어섰다…물량보다 수익성 위주 경영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텔루라이드·셀토스 등 신차 효과에 환율 도움까지 받으며 현대차[005380]와 함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판매가 줄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차 판매가 늘어난 덕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기아차는 작년 말 출시한 신형 K5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도 신형 쏘렌토와 카니발 등 신차 투입으로 '골든 사이클'에 들어갈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 판매 1.4% 줄었지만, 매출 성장하고 영업이익 74% 뛰어

기아차는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8조1천460억원과 2조9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 73.6%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8천267억원으로 58.0%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5%로 1.4%포인트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주요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매출액 56조9천억원, 영업이익 2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은 글로벌 경기 여건이 좋지 않고 차 판매도 감소한 상황에서 거둔 것이다.

지난해 기아차 판매는 총 277만2천76대로 전년과 비교해 1.4% 감소했다. 내수는 52만205대로 2.2%, 해외는 225만1천871대로 1.3%씩 줄었다.

기아차는 안방에서는 상반기 경쟁사의 신차 출시 및 주요 볼륨 모델 노후화 등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했지만, 하반기 소형 SUV 셀토스와 K7·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을 출시하며 신차 효과를 누려 판매 감소 폭을 줄이고 실적을 냈다.

글로벌 지역별로는 판매 침체로 지난해 공장 폐쇄를 단행한 중국의 판매가 30.2% 쪼그라들었고, 중남미(-12.2%), 러시아(-0.9%)도 줄었다.

미국(3.9%)이 포함된 북중미(3.0%)를 비롯해 유럽(3.3%)과 아프리카·중동(7.1%), 아시아·태평양(5.2%) 등에서는 판매가 증가했다.



◇ 고수익 '믹스 개선'에 텔루라이드 효과, 환율 '순풍'까지

기아차는 수익성 개선된 원인으로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을 꼽았다.

특히 세계 자동차 각축장인 미국에서 북미 전용 모델로 출시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6만대 가까이 판매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국내에서 셀토스에 이어 K5, K7, 모하비 신차 등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인도에서도 생산에 들어간 셀토스는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비용 3천억원 등 적지 않은 일회성 비용도 발생해 판매관리비가 전년보다 0.1%포인트 늘어난 12.7%를 기록했지만, 환율효과 등 호재도 이어지며 수익을 지켜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평균 1천166원으로 전년(1천100원)보다 6% 상승한 것도 매출액 산정에 5.9% 이익이 됐다.



차급 별로는 고수익 모델로 분류되는 SUV 등 RV 비중이 40.4%에서 43.2%로 증가하며 믹스 개선 효과가 났다.

기아차의 평균판매단가(ASP)도 내수의 경우 2천490만원으로 전년보다 1.6% 상승했고, 수출도 1만6천달러로 3.5% 상승해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

매출원가 역시 전년(85.2%)보다 1.3%포인트 개선된 83.9%로 집계됐다.

◇ 올해도 쏘렌토·카니발 신차 투입하며 '골든사이클' 기대

기아차는 올해는 고수익 SUV 신차 판매 확대와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 강화로 수익성을 지키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작년 출시한 K7·K7 신차와 스팅어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등으로 승용 판매 회복을 꾀한다.

여기에 쏘렌토 신차는 3월, 카니발은 7월 투입할 예정이다. 쏘렌토는 내수 6만2천대, 해외 15만8천대, 카니발은 내수 6만대, 해외 6만5천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북미 지역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SUV 판매 호조를 이어가면서 1분기에 셀토스 등 신차를 투입해 '골든 사이클'을 확고히 한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 핵심 볼륨 모델 K5(6월)와 쏘렌토(9월)를 투입하고, 텔루라이드 공급 능력을 7월까지 10만대로 늘려 딜러 재고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친환경차 판매 증대를 꾀하는 유럽에서는 수요가 높은 씨드 CUV를 출시하고 니로 EV, 쏘울 EV 등 친환경 모델 판매를 늘린다.



인도에서도 셀토스 판매 모멘텀을 확대하고, 구형 카니발과 함께 7월에 소형 SUV를 투입한다. 인도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17만대로 늘리고 2022년까지 3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한다.

지난해 판매 침체로 '중국 1호 공장'을 폐쇄한 중국에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목표로 브랜드 혁신 등 새 전략을 짠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사업 부문 조직 개편에 이어 임원 인사를 단행, 외부 수혈을 통해 중국 내 판매 증대를 위한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짜고 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올해 도매 판매 기준 31만대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작년 말 셀토스에 이어 올해 7월 신형 K5 등 신차를 투입해 판매 회복을 노린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뿐 아니라 전 지역에서 물량보다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전년에 이어 수익 및 질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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