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간 화웨이 창업자 "미국이 추가공격해도 견뎌낼 수 있어"

입력 2020-01-22 16:25
다보스 간 화웨이 창업자 "미국이 추가공격해도 견뎌낼 수 있어"

미국의 수출입 규제·5G 견제 두고 "큰 타격 없었다" 평가

미중 기술패권 경쟁 두고는 "세상 2개로 갈라질 일 없다" 낙관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가 미국이 올해 자사에 대한 추가 공세를 한다고 해도 이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 발언을 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런 CEO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의 한 세션에 참석, 지난해 화웨이에 제재를 가한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에 대한 (미국의) 2차 공격이 있다면 우리는 잘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미 경험을 얻었고 우리는 더 강력한 팀을 가졌으므로 추가 공격에도 견뎌낼 수 있다는 점을 더욱 확신한다", "우리는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가 미국 내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제재를 가하고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기술이나 핵심부품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으며 동맹국들에도 5G 시스템과 관련한 이 업체의 네트워킹 기술을 사용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했다.

런 CEO는 "이는 우리에게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며 "무엇보다도 우리는 그런 도전들을 견뎌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올해 미국이 그들의 행동을 더 강화할지도 모르겠다"면서도 "화웨이 사업에 대한 영향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급속히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AI는 엄청난 수의 수학자와 슈퍼컴퓨터, 초대용량 접속 등을 요구하는데, 중국은 아직 출발점에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또한, "오랜 시간 미국은 세계에서 '넘버 원'(Number one)이 되는 것에 익숙해져 왔고 모든 것에 최고가 되기를 원한다"며 "다른 누군가가 더 잘하는 것이 있으면 미국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불편함은 세계의 트렌드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나는 결국 어떻게 AI가 인류를 이롭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사실 화웨이는 친미적 기업인데, 그 이유는 화웨이가 오늘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관리 기술 대부분을 미국으로부터 배우기 때문"이라고도 거론했다.

그는 "우리의 일반 시스템이 미국 기업과 매우 비슷하므로 미국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며 "미국이 수출한 것들이 우리를 성장시켰고, 이러한 점에서 나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AP는 런 CEO가 이날 미국 관련 질문에 도전적인 어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런 CEO는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갈등이 서방과 중국 기술을 완전히 갈라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견해도 제시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는 "세상이 2개 시스템으로 갈라질지 아닐지에 대해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학은 진실에 대한 것이고 단지 1개의 진실만 있는 것으로 이는 고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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