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中경제지표 호전으로 한국 수출에 '청신호'"
산업硏 "반도체 회복 호재…경쟁 심화·유가 하락 등 하락요인도 상존"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지고 중국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한국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2일 내놓은 '최근 수출여건 개선과 회복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중국 주요 경제지표 호전 추세와 더불어 반도체 단가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한국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미중 1단계 무역합의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을 완화했다. 이는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한국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불확실성지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미중 무역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으로 인해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이 급속히 높아졌으며 이런 현상은 한국의 주력 수출지역인 선진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불확실성의 해소는 선진권과 중국을 중심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투자를 재개할 유인으로 작용해 한국의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그동안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연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투자가 재개된다면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수출 회복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이 대미국 수입을 늘리겠다고 약속하고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면서 중국 시장 내 미국 제품에 유리한 수출환경이 조성돼 일부 품목에서는 미국 제품과의 경쟁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성장률 둔화 우려 속에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1%로 6%대를 유지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올린 6.0%로 조정했다.
중국의 경제지표 호전은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압력과 높은 민간 부채비율 등 내부의 위험요인에도 감세와 적극적인 재정 지출, 저금리에 기반한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한 결과다.
미중 무역분쟁의 해소와 함께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완화된다면 한국 수출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지난해 말 이후 가격 하락세가 진정됐고 일부 품목은 상승 전환이 이뤄졌다.
지난달 31일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8Gb 기준)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개월 연속 2.81달러를 기록했다.
D램 현물가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10% 가까이 상승하였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수요 측면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의 확산,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 서버 투자 재개,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규 수요 창출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가격의 상승은 한국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조선에서 2016년 이후 수주한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 올해 수출 회복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수출을 부진하게 한 여건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나 여전히 주요 품목의 글로벌 경쟁 심화와 해외 생산 확대, 공급확대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수출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수출 회복세에 탄력을 더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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