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중 무역전쟁 고비 넘기자 '우한 폐렴' 악재

입력 2020-01-21 09:55
수정 2020-01-21 14:40
시진핑, 미중 무역전쟁 고비 넘기자 '우한 폐렴' 악재

시진핑 "춘제라 발병 통제 더욱 중요…인민 건강이 최우선"

리커창, 국무원 상무회의 긴급 개최해 '확산 방지' 총력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1단계 합의로 무역전쟁의 고비를 넘기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새해 벽두부터 홍콩 시위 장기화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재선으로 시진핑 지도부의 고민이 커진 가운데 중국인들이 대이동 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에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민심 수습에 진땀을 흘리는 상황이 됐다.

2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전날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에 '우한 폐렴'에 철저히 대응하라고 중요 지시를 내렸다.

국가 주석이 특정 전염병에 대해 중요 지시를 내리는 경우는 이례적으로, 춘제에 대중교통 편으로 귀향하는 중국인들의 불안을 다독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우한폐렴' 베이징·상하이 등 퍼져…중국 최대 명절 출절 앞두고 초비상 (China, Wuhan, virus, 武漢) / 연합뉴스 (Yonhapnews)

시진핑 주석은 이날 지시에서 "지금은 춘제 기간이라 사람들이 밀집하고 이동하고 있으므로 예방 및 통제가 특히 중요하다"면서 "당과 정부는 인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발병을 단호히 막으라"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현재 '우한 폐렴'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중국 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고 바이러스의 감염과 전파 원인을 조속히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우한 폐렴'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하다는 괴담이 퍼지면서 민심이 동요하는 것을 겨냥해 "여론이 홍보를 잘해야 하며 사회의 안정을 수호하고 인민들이 편하게 설 명절을 지내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리커창 총리는 국무원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춘제에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된다면서 부처별로 맞춤형 통제, 예방책을 통해 발병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한 폐렴'의 감염 경로와 원인 규명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환자의 조기 검진과 치료, 춘제 기간 의료진의 비상 근무 등도 지시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춘제를 앞두고 윈난(雲南)성 시찰도 지속하면서 민심과 군부 다독이기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19일과 20일 윈난 군부대를 방문해 일선 초소에서 장병들을 직접 만나 위로한 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서 전체 중국군 장병에 새해 축하 인사를 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중국이 중등 수준의 사회 건설을 마무리 짓는 해이자 빈곤 탈퇴의 해며 우리 군대의 2020년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해"라면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토대로 강군 사상을 관철해 맡은 바 임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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