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육류가격 급등하자 '고기 강도' 조직범죄 극성
육류 운반트럭 노린 강도 급증…현금수송차량 강도보다 많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육류 가격이 상승하자 '고기 강도'가 새로운 형태의 범죄로 등장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육류 수출 증가에 따른 내수 시장 물량 감소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육류를 노린 조직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다.
1주일 전에는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 주의 고속도로에서 새벽 시간에 떼강도가 육류 운반 트럭을 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사설 경비원 1명이 숨졌다.
브라질 연방고속도로경찰은 강도들이 트럭을 세우고 육류를 강탈하려다 사설 경비업체의 경비원들과 총격전이 벌어졌고, 강도들의 총격으로 경비원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최근 한 달 사이 전국 27개 주 가운데 12개 주에서 육류 운반 트럭을 노린 강도 사건이 23건 보고됐으며, 이는 현금 수송 차량을 턴 사건보다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설 경비업체 차량이 육류 운반 트럭을 경호하고 있으나 떼강도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브라질 육류수출업협회(Abiec) 자료를 기준으로 중국에 대한 육류 수출이 늘어나면서 내수 시장 판매가격은 2018년 대비 32% 넘게 올랐다.
지난해 브라질산 소고기 수출은 184만7천t으로 2018년보다 12.54% 늘었고, 수출액은 75억9천만 달러로 15.5% 증가했다.
브라질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역시 중국이었다.
전체 소고기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26.7%였다. 수출량은 49만4천78t, 수출액은 26억7천만 달러였다.
돼지고기 수출도 역대 최대 규모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출량은 75만300t으로 2018년보다 16.2% 증가했다. 수출액은 15억9천700만 달러로 32% 늘었다.
돼지고기 수출 증가는 치명적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돼지고기 수출은 2018년보다 61% 늘어난 24만8천800t,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82.6% 증가한 1만3천540t이었다.
한편, 육류 가격 상승은 브라질의 물가 안정 기조를 흔들고 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4.48%를 기록해 중앙은행이 설정한 억제 범위 2.75∼5.75%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이 1.15%를 기록해 12월 기준으로 2002년 12월(2.10%)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브라질 정부의 통계기관인 국립통계원(IBGE)은 육류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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