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반등세 지켜보고 부동산 자극 피한 기준금리 동결
당분간 사상 최저 금리 동결 전망 우세
경기회복세 잠재성장률 밑돌아 연내 1회 인하 기대도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정수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회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은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에 대한 부담과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경기 반등 신호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가능성이 커 연내 한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국내 부동산 경기 과열에 대한 부담 등으로 금통위는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금리를 추가로 내리려면 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지는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데 현 상황은 세계 경기 여건이 더 나빠지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정부가 집값을 잡는다는 의지가 강력한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작년 12월 15억원을 넘는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뒤에도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표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의 대책이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가 주춤한 집값 상승을 다시 촉발하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까닭에 금통위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7차례 남았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반도체 단가가 오르고 있고 수출액도 플러스로 전환하며 국내 성장세는 최소한 작년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움직일 가능성이 적기에 한은도 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 내외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에는 완만한 개선세가 나타나며 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이 올해 2.3% 성장을 전망한 가운데 정부는 2.4%, 국제통화기금(IMF)은 2.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로 각각 예측한 바 있다.
가장 큰 불확실성이었던 미·중 무역분쟁도 1단계 합의 이르며 당분간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은 줄어드는 분위기다. 우려됐던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도 더는 악화하지 않는 모양새다.
1월 수출도 호조세로 출발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33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반도체 수출이 11.5% 늘어난 영향이다.
문 대통령은 1월 일평균 수출액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준이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방침을 시사한 점도 한은이 금리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 중 하나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물가 수준 또한 목표치(2.0%)를 밑돌 가능성이 커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전망한 올해 2.3% 성장률은 현재 상황에서 달성 가능성이 썩 크지 않다"며 "낮은 성장세와 낮은 물가 상승률에 금리를 2분기 중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과열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해 인하 기대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거시경제가 위축됐고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인 만큼 연내 1회 인하로 전망한다"며 "이왕이면 효과가 빨리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2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 인하 기대가 있지만 단행되지 않으면 점차 동결 쪽으로 기울 것"이라며 "작년에는 무역 분쟁, 낮은 물가 상승률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컸지만, 올해는 기업부채, 가계 부채, 부동산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점차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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