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주재 중국대사, ASML 규제에 "양국관계 악영향" 경고

입력 2020-01-16 15:14
네덜란드 주재 중국대사, ASML 규제에 "양국관계 악영향" 경고

쉬훙 대사 "네덜란드가 미국 압력받아 무역 정치화하는데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네덜란드가 자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 중국 회사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하지 못하도록 한 데 대해 네덜란드 주재 중국 대사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쉬훙(徐宏) 네덜란드 주재 중국 대사는 15일(현지시간) 현지 신문인 '헤트 피난씨엘레 다흐블라트'(Het Financieele Dagblad·HFD)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네덜란드가 미국의 압력을 받아 무역 관계를 정치화하는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영국의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쉬 대사는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것은 물론 (중국과 네덜란드 사이의) 양자 관계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쉬 대사는 또 중국이 네덜란드의 중요한 수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쉬 대사가 HFD와 인터뷰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으며,인터뷰 내용을 배포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 주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 정부의 압력을 받아 ASML이 최신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면허를 회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ASML은 리토그래피 분야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확보한 네덜란드 최대의 반도체 장비업체다.

리토그래피는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그려 집적회로를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한국, 미국, 대만의 반도체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선 ASML의 장비가 필요하다.

네덜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쉬 대사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네덜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e메일 성명을 통해 "네덜란드 정부는 수출 면허를 줄지 여부를 결정할 때 경제적, 안보적 이익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했으나, 기술 이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