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합의'에 한숨 돌린 시진핑, 다음은 '미얀마 달래기'
17~18일 미얀마 방문 통해 남중국해·일대일로 확대 시도
미중 무역전쟁 이어 남중국해 등 '패권 확장' 신경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새해 벽두부터 홍콩과 대만 문제로 고심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미얀마 방문을 통해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확장에 나선다.
중국 경제에 가장 큰 부담이던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 상태에 돌입함에 따라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최근 중국 우군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는 동남아 국가들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통해 영향력 확대에 나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1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17일부터 18일까지 미얀마를 국빈 방문한다.
주목할 점은 시 주석이 올해 첫 순방지로 미얀마를 택한 것이며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이 이뤄진 다음 날 순방에 나선다는 것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인 국가주석으로는 19년 만의 국빈 방문으로 중국과 미얀마 수교 70주년을 맞아 전통적인 동남아 우방인 미얀마를 중국에 더욱 강하게 끌어당기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순방 기간 시 주석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과 회담을 하고 중국의 대규모 경협 지원책이 담긴 양해 각서 체결을 하게 된다. 또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의회 지도자들도 만나면서 전방위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진핑 주석이 미·중 무역전쟁의 고비를 넘기자마자 미얀마를 찾는 이유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및 중국 주도의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에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필리핀과 베트남 등이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어 미얀마의 중국에 대한 지지를 통해 동남아 국가들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
일대일로뿐만 아니라 인도양 진출로 확보를 위한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BCIM) 경제 회랑의 완성을 위해서도 미얀마의 협조가 절실하다.
미국과 이란 갈등으로 '오일 파동'이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과 국경을 접한 미얀마의 송유관을 따라 도로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중국의 인도양 진출로 확보에 중요하다.
믈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인도양에서 석유를 끌어올 수 있는 770㎞의 송유관을 뚫은 중국은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송유관을 따라 도로·철도 건설과 경제특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에게 가장 큰 부담인 미·중 무역전쟁이 큰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이제는 또 다른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일대일로 확장을 통한 미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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