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에 방점 찍는다…공무원시험·재정사업 평가에 반영
공공기관 근로자이사제 확대…사회적기업에 정책자금 지원 우대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앞으로는 공무원 채용과 승진, 재정사업, 공공조달 등에서 '사회적 가치'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고려된다.
공공기관에서는 이른바 근로자이사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고 민간기업에 정책자금을 지원할 때 사회적가치 우수기업을 우대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공부문의 추진전략'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환경·문화 등의 영역에서 공공 이익과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를 뜻한다.
한국의 경제 성장 속도와 비교해 국민이 느끼는 삶의 질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문제 의식을 갖고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 추진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우선 공무원 채용과 승진에서 사회적 가치 및 책임에 비중을 두고 평가하기로 했다.
공무원 면접시험에서 사회적 가치의 개념과 사례, 정책 등을 질문하고, 정책 성과를 평가할 때도 협업과 팀워크 등을 반영하는 식이다.
공무원 승진 심사에 반영되는 필수 학습요건에 업무 외 봉사나 재난구조 등 사회적 가치 기여 항목을 담는다.
개개인 인사 뿐만 아니라 중앙부처, 기금, 연구개발(R&D), 재정사업 평가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계획이다.
중앙행정기관이 재정사업을 평가할 때 사회적 가치에는 가점을 주도록 의무화한다. 재난안전평가의 사회적가치 성과 가점에 3점을 추가하고 균형발전평가 배점은 20점에서 25점으로 올릴 예정이다.
기금의 존치 타당성 평가 기준에 사회적 가치를 새로이 반영한다.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과에도 반영되도록 기본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담는다.
재정사업의 경우 매년 사회적 약자보호, 기회균등, 공동체 등과 관련성이 높은 사업을 100개 내외 선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예산안 편성 지침에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또 지자체·교육청 금고은행 지정은 물론 공공조달 계약과정에서도 사회적 가치가 적극 고려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공공부문에서 노동자와 국민의 참여를 확대한다.
공공기관에서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참여나 이사 추천 등 노사협력적인 운영 방안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현재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는 수자원 공사 등 28개 공공기관에서 도입한 상태다.
이처럼 근로자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공부문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겠다고 한 공약과 맞닿아 있다.
국민이 직접 복지·안전 등 생활밀접 분야에서 공공조직을 평가하는 '국민참여 조직 진단'을 확대한다.
국민참여예산 집행 모니터링단 운영을 정례화해 정책 제안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향후 3년에 걸쳐 경찰관·소방관·사회복지사·집배원·근로감독관 등 현장·민생 공무원을 10만3천명 충원한다. 각 기관별로 사회적 가치 전담 책임관도 지정할 예정이다.
한편 더이상 공공부문에서 채용비리가 불거지지 않도록 지방공기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채용비리에 연루된 임원 명단을 공개하고 부정합격자 합격 취소 절차를 마련한다.
지방공기업의 경우 통합채용을 추진하며 지방자치단체 인사지침도 개정해 여성·장애인·지역인재·저소득층 균형 인사에 나선다. 장애인공무원 근무지원사업은 내년부터 장애인고용기금 사업으로 통합해 지원을 확대한다.
교육기관 연례 종합평가 시에는 사회적 가치 교육·사회 혁신 방법론을 도입했는지도 확인한다.
정부 조직도 유연하게 바꾼다.
벤처형 조직을 만들고 부처간 교차 파견 정원을 지난해 40명에서 올해 50명 내외로 늘려 협업을 강화한다.
민간으로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정책자금 지원대상을 평가할 때 사회적 가치 우수기업을 우대하고 정부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사회적 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중소기업 정책자금 예산도 지난해 500억원에서 올해 600억원으로 늘린다.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10곳에서 13곳으로 늘리고 사회적 경제 혁신타운도 3곳을 추가로 조성한다.
사회적 경제기업 판로 지원도 확대해 코트라(KOTRA)의 해외 판로 예산을 6억5천만원에서 9억원으로, 디자인 지원 예산을 7억원에서 31억9천억원으로 확대한다.
이외에도 사회적 가치 인식 조사를 올해부터 정례화하며 사회적 경제 박람회와 사회적 가치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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