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존슨 "이란핵합의, '트럼프안'으로 대체하자" 주장
화웨이 장비 허용 관련 "최고의 기술 필요…반대한다면 대안 있어야"
연내 EU와 포괄적 무역협정 체결 자신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데 이어 이란이 이를 위반하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트럼프 안'(Trump deal)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존슨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새해 들어 처음으로 가진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2015년 이란핵합의에 결함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도 막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존슨 총리는 변경되기 전까지는 영국이 계속해서 이란핵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이는 결함이 있다. 더군다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합의됐다"면서 "이란핵합의를 '트럼프 안'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는 물론 다른 많은 이들로부터 훌륭한 해결사로 여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BBC는 존슨 총리가 이란핵합의를 미국이 서명할 수 있는 형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구체적으로 수용 가능한 새 합의안을 제시한 적은 없지만, 반드시 포함돼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라크 전역의 모든 잠재적 핵처리장에 대한 무제한적인 접근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합의가 이란의 전반적 미사일 프로그램을 막고, 이라크와 시리아, 예멘 등의 친이란 민병대에 대한 이란의 지원을 제한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내놨다.
2025년 이란 핵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해제를 담은 일몰 조항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존슨 총리는 영국 5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장비 허용 여부와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국 국민은 가능한 최고의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기가비트 브로드밴드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특정 한두 개 브랜드에 반대한다면 대안이 무엇인지를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에 영국의 총리로서 나는 국가안보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와의 협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며,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과 영국은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으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영국은 5G 통신망 구축과 관련해 화웨이의 핵심장비 사용은 금지하되 비핵심 장비의 허용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이달 중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지자 미국은 안보 및 통신 관련 정부와 산업계 대표단이 영국을 방문해 화웨이 장비 금지를 촉구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영국의 화웨이 장비 사용이 양국 간 정보공유를 위기에 빠뜨리는 등 "미친 짓이나 다름없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달 말 브렉시트가 단행된 뒤 연말까지 적용될 전환(이행)기간 동안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대단히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존슨 총리는 오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 EU 탈퇴에 맞춰 시계탑인 빅벤을 타종하는 방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데 대해 "계속해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빅벤 타종에 50만 파운드(약 8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크라우드 펀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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