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삼성' 빈그룹, 항공사 운영계획 철회…배경 관심

입력 2020-01-14 19:09
'베트남의 삼성' 빈그룹, 항공사 운영계획 철회…배경 관심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현지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이 14일 갑자기 항공사 운영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빈그룹은 이날 성명에서 "기술과 산업생산 분야에 우리 자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어 항공 산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빈항공 아카데미에서 조종사를 양성하는 것은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빈그룹은 애초 올해 여름 항공사 운영을 본격 시작한다는 목표로 준비 작업을 거쳐 지난해 8월 '빈펄항공' 운영 허가를 받았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1위 민영기업으로 부동산 개발에서부터 모바일폰과 완성차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48개 계열사와 관련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빈그룹이 최근 잇따라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사업을 정리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빈그룹은 지난해 12월 현지 최대 유통 체인인 '빈커머스'와 14개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빈에코'의 운영권을 마산그룹에 넘기고 지분만 갖기로 했다고 발표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또 얼마 뒤 가전제품을 판매하던 체인인 '빈프로'가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에 앞서 빈그룹은 지난해 7월 3대 국제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의 평가를 받지 않기로 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당시 구체적인 이유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피치가 2018년 10월 'B+'인 빈그룹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것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피치는 당시 빈그룹이 완성차 제조업(빈패스트)에 뛰어들기 위해 대규모 대출을 받아 리스크가 증가했다고 신용등급 전망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SK그룹은 지난해 5월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6.1%를 10억 달러(1조1천675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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