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했으니"…음식 보시는 배달앱·축원은 영상통화로
태국 승려, 페북 영상 올려 화제…"많은 승려가 이미 하고 있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공양 음식 보시는 배달 앱으로 가능합니다. 축원은 영상 통화로 해드립니다"
태국 승려들이 변화하는 시대상에 발맞춰 음식 보시와 신도 축원을 '디지털화'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남부 뜨랑주(州)에 있는 한 사찰의 승려인 프라 잇티야와타는 최근 SNS를 통해 절에 음식을 보내고 싶은 신도는 배달 앱을 이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이 승려는 한 신도가 음식배달 앱을 통해 공양 음식을 보시하고, 자신은 영상통화를 통해 그 신도에게 축원하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시대에 많은 신도가 바쁘게 살다 보니 음식이나 다른 물품들을 직접 절에 가지고 와 보시하기 힘든 상황을 이해한다면서, "도심 내 사찰의 많은 승려도 이미 이런 식으로 공양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승려들에게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을 보시하는 것은 좋은 업보를 쌓는 공덕으로 여겨진다.
그는 또 절에 직접 가지 않고 배달 앱으로 음식 등을 보시해도 좋은 업보를 쌓을 수 있느냐로 일부 네티즌이 논쟁을 벌이자 "방법은 변할 수 있지만, 그 의도는 같은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배달 앱을 이용하면 사람들이 절을 덜 찾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이렇게라도 보시를 하면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돼 믿음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그런 사람들은 시간이 생기면 여전히 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배달 앱을 이용했다는 한 60대 여성은 매체에 요리도 하지 않을뿐더러 쇼핑할 시간도 없는 자신의 생활 방식에는 '배달 앱 보시'가 맞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음식을 보시하면 승려들이 그 자리에서 자신들도 종종 축원해준다는 이유로 배달앱 기사들도 음식을 절에 갖다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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