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특별한 연락통로' 언급 속 북미정상 소통채널 주목
뉴욕채널? 제3의통로?…핫라인 가동 여부도 눈길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친서 전달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미 정상 간 '특별한 연락 통로'를 언급, 그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그동안 공개된 것보다 더 많은 횟수의 친서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톱다운 케미'에 기반한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는 그동안 고비마다 교착·긴장 국면을 뚫는 돌파구 역할을 해왔지만, 구체적 경로는 베일에 가려질 때가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계관 고문이 거론한대로 북미 정상 간에 긴밀한 소통 채널이 별도로 있는 것인지가 주목된다. 이는 북미 긴장국면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는 언제든 필요하면 대화가 이뤄진다는 의미이기도 해서다.
먼저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한 '뉴욕 채널'의 가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대표가 방한 계기에 북한에 회동을 공개 제안했을 당시 그만큼 뉴욕 채널 등 북미 대화 채널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미 간에 연락을 주고받아온 공식적인 상설 채널이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활용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계관 고문이 '조미 수뇌 간 특별한 연락 통로'라고 거론한 만큼 '제3의 경로'를 거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유엔대표부를 경유하는 '뉴욕 채널'보다는 양국 고위급 인사 간 직접적인 접촉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김계관 고문이 "아마도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한 점에 비춰 이번에는 판문점에서의 전달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8월 미군 유해 55상자를 송환하는 과정에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통해 전달한 적이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전과 지난해 1월 두 차례 미국 땅을 밟았을 당시 친서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을 한 달 여 앞둔 시점인 지난해 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인편'으로 직접 친서를 보냈다는 CNN방송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다만 현 국면 특성상 방북을 통한 인편 전달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 외에 과거 베이징 등 제3국을 통한 친서 전달설이 나온 적도 있다.
한 외교가 인사는 11일(현지시간) "김계관 고문의 '특별한 연락 통로' 언급은 통미봉남 의도를 부각하기 위한 차원도 깔린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전히 뉴욕채널이 가동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연락통로' 언급과 맞물려 두 정상 간 핫라인 구축 여부에도 다시금 눈길이 쏠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단독회담 도중 서로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이들 북미 정상이 실제로 전화 통화를 통해 '핫라인 소통'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과 통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6월 말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된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자신이 트윗으로 만남을 제안한 지 10분 만에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었다.
지난해 10월 각료회의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11차례 통화 시도에 불응했지만, 자신의 전화는 받는다고 했고, 그 이후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발단이 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김 위원장과 통화한다고 불쑥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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