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갈등 속 中왕이, 아랍연맹에 '러브콜'(종합)
왕이 "중국과 아랍 국제 평화와 정의 수호해야"
中·이집트 외교장관 회의…일대일로 공동 건설 합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랍 국가들의 연맹체인 아랍연맹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는 미국이 이란과 대립으로 중동 입지가 흔들리는 틈을 타서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랍연맹의 아메드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을 만나 "아랍은 믿을 수 있는 동반자"라며 국제 평화 수호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왕 국무위원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갈등 사태를 겨냥한 듯 "중국과 아랍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상호 지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면서 "국제 평화와 정의를 수호하고 역내 주요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아랍이 국제 및 역내 정세 상황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아랍이 신장(新疆)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해준 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게이트 사무총장은 외부 세력의 중국 내정 간섭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중국이 아랍인들의 합법적 권익을 얻기 위한 노력을 지지해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이날 공동 관심을 갖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이란 사태 해법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왕이 국무위원은 8일(현지시간) 카이로에서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만나 중국 주도의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에 합의했다.
양측은 이날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부 간 협력 위원회 설립과 더불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반대, 국제 협력에서 소통과 협력 강화를 선언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집트는 중국의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 형제"라면서 "이집트가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발전의 길로 나가는 것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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