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솔레이마니 제거는 부도덕한 행위" 비판
"카슈끄지 살해와 유사…테러 위험 증가할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전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이자 국제관계에서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마하티르 모하맛(94)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을 비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국경을 넘어서 일어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유사하다"며 "두 사건 모두 부도덕한 행위이자 법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힘을 가진 신사의 행동으로 테러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솔레이마니 사망을 공식 발표하면서 "어젯밤 내 지시에 따라 미군은 전 세계의 '넘버 원 테러리스트'를 죽이기 위해 흠잡을 데 없이 정확한 공습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라크 바드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목숨을 잃자 미국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 공격에 나선 상태다.
미군의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은 의회의 감시나 승인 없이 진행됐고, 트럼프 정부는 그가 미국에 즉각적이거나 임박한 위협을 가했다는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보도했다.
'카슈끄지 살해사건'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가 2018년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개인 용무로 들렀다가 사우디 정부 소속 '협상팀'에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다.
카슈끄지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쓰고 발언한 유력 언론인이었다.
마하티르 총리는 '국제무대에서 계속 견해를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진실을 계속 지적할 것"이라며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한지는 걱정하지 않는다. 잘못된 일이 있다면 내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홍콩 사태와 관련해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10월 유엔에서 "카슈미르는 침략받고 점령당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인도의 시민권법 개정과 관련해 "무슬림이 정당한 절차로 시민이 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로 인해 인도에서는 말레이시아산 팜유 수입을 보이콧하고 나섰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