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美의 솔레이마니 살해 지지 성명으로 이란과 갈등 자초
이란 정부, 브라질 대리대사 불러 해명 요구…보우소나루, 대응 조치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군의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살해된 것과 관련, 브라질 정부가 미국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해 이란과 마찰을 빚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친미(親美) 노선에 따라 미-이란 갈등에 끼어들면서 논란을 자초하고 무역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전날 테헤란 주재 브라질 대사관의 마리아 크리스치나 로피스 대리 대사를 불러 브라질 정부가 미군의 공격을 지지한 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대화는 정중하게 진행됐다"고 밝혔으나 대사 초치가 항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외교관을 초치한 것은 그들의 권리"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브라질도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해 브라질 주재 이란 대사 초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브라질은 테러의 재앙에 맞서 싸우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지지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브라질 정부 내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부 장관의 친미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부는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중동 국가들과 무역을 하는 브라질 기업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이란 갈등이 격화하면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브라질의 수출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군부의 실세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하고,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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