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준율 인하…춘제 앞두고 134조원 유동성 공급
올해 추가 지준율·금리 인하 관측 우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전후한 자급 수요 급증에 대비해 6일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중국 대형 국유은행의 지준율은 12.5%로, 중소 은행의 지준율은 규모에 따라 10.5%와 7%로 각각 낮아졌다.
중국은 작년 세 차례 전면적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중소기업과 민영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선별적 지준율 인하도 이와 별도로 한 차례 더 이뤄졌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일 올해 첫 지준율 인하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중에 8천억 위안(약 134조원)의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춘제 자금과 지방정부들의 채권 조기 발행 물량을 합쳐 올해 1∼2월에 2조8천억 위안 규모의 큰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중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중국인들은 선물 구매와 여행 등을 위해 현금을 대규모로 인출한다.
아울러 예년과 달리 중국 중앙정부는 경기 둔화에 대처하고자 각 지방정부에 조기에 채권을 발행해 마련한 자금으로 인프라 시설 건설 투자를 서두를 것을 지시한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중국이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을 펴지는 않더라도 '미세 조정' 기조 속에서 올해 추가로 지준율과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단계 무역 합의로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준 미중 무역전쟁이 더욱 격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도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지 않도록 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이 '두 개의 백년' 목표 가운데 하나인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위한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가 6%가량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야 할 강력한 필요성이 있다.
중국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 샤오캉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의 배가 되게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반드시 5.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원빈(溫彬) 민생은행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면적인 지준율 인하 필요성이 여전히 있다"며 "선별적 지준율 인하까지 합쳐 아직 2∼3차례의 지준율 인하의 공간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 역시 중국이 통화 완화 정책의 강도를 일정한 수준에서 제어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도 올해 추가로 지준율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각각 50bp(1bp=0.01%포인트), 10∼15bp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식 기준금리는 동결하면서도 작년 8월부터 금융권이 최우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대출우대금리(LPR)에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부여해 점진적인 실질 금리 인하를 유도 중이다.
LPR는 MLF 금리와 연동되게 되어 있어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 자금인 MLF 금리를 내리면 LPR가 인하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 금융 당국은 작년부터 모든 은행이 LPR을 대출 업무의 기준으로 삼도록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준율 인하로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달 20일 발표될 LPR가 소폭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현재 1년 만기 LPR는 4.15%다.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인 4.35%보다 0.20%포인트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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