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반부패 상징 모루 법무장관 '대권 블루칩'으로 뜨나

입력 2020-01-06 03:53
브라질 반부패 상징 모루 법무장관 '대권 블루칩'으로 뜨나

여론조사서 룰라·보우소나루 제치고 신뢰도 선두 달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반부패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좌파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극우 돌풍'의 주역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을 제치고 신뢰도 선두를 달리면서 대권 도전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모루 장관이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2022년 대선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는 유력 정치인 12명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조사에서 모루 장관이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모루 장관에 대한 신뢰도는 높음 33%, 보통 23%, 낮음 42%로 나왔다.

좌파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은 높음 30%·보통 16%·낮음 53%,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높음 22%·보통 22%·낮음 55%였다.

유명 방송인 루시아누 후키(높음 21%·보통 22%·낮음 55%)를 제외하면 나머지 정치인 8명의 신뢰도는 1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올해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 정국에서 모루 장관과 룰라 전 대통령이 선거 판세를 좌우할 양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5∼6일 이틀간 176개 도시 2천948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모루 장관은 보우소나루 정부 각료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 모루 장관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54%, 보통 24%, 부정적 20%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선에 그치면서 전임자들과 비교해 매우 저조한 평가를 받은 것과 비교된다.

정치권에서는 모루 장관이 직접 대선후보로 출마하거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재선 도전 시 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재선 시도설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모루 장관은 브라질에서 추앙받는 인물이며 매우 큰 잠재력이 있다. 2022년 대선에서 그가 후보가 되면 국가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재선 시도를 포기하면서 모루 장관을 후임자로 내세우는 '깜짝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이 2022년에 대선 후보로 나서서 모루 장관과 러닝메이트를 이루면 '무적의 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해 재선 도전 가능성도 흘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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