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前회장, 경비업체 고소 경고로 감시 중단시키고 도주"
산케이 보도…닛산車 "증거인멸 방지하려 경비업체 고용"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희대의 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65)이 자신을 감시하던 경비업체에 대한 형사고소 방침 발표로 감시가 일시 중단된 날 도쿄 자택에서 빠져나와 레바논으로 도주했다고 4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의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감시를 중단시켜 쉽게 도주하려고 경비업체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발표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곤 전 회장의 변호인인 히로나카 준이치로(弘中惇一郞) 변호사는 작년 7월 곤 전 회장이 자택 주변에서 누군가에게 감시를 받고 있고, 외출하는 곳까지 미행을 당하고 있다며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후 히로나카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변호인단의 조사 결과, 곤 전 회장은 도쿄도(東京都) 내 경비업체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며 해당 업체를 경범죄법 및 탐정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히로나카 변호사는 그러면서 "닛산이 업자를 고용해 (곤 전 회장의) 보석조건 위반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재작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산케이에 따르면 닛산은 곤 전 회장이 자신의 혐의와 관련 자사 직원들과 접촉해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업체를 고용해 감시하고 있었다.
닛산 측은 곤 전 회장 측이 형사고소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달 29일 감시를 일시 중지했고, 곤 전 회장은 당일 오후 자택을 빠져나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NHK도 곤 전 회장이 지난달 29일 낮 도쿄도 미나토(港)구에 있는 자택에서 혼자 외출하는 모습이 자택 현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촬영됐고, 이후 귀가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3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