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에도 트럼프에 기부금 쏟아지지만…민주당 총액의 절반수준(종합)
오바마·부시 재선 땐 상대당 총액보다 현직 대통령이 더 많이 모금
4분기 모금액 집계서 샌더스가 민주 후보 중 1위…바이든은 '반등'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정윤섭 기자 = 작년 4분기 하원의 탄핵 추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5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이 쏟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후보 개인으로서는 최대 규모 액수지만 정당 대 정당으로 봤을 때는 민주당의 절반 정도 액수다.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 때는 기부금 모금에서도 현직 프리미엄이 강했다고 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4분기에 4천600만 달러(한화 533억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민주당 후보들과 개인별로 비교했을 때 최고 액수다.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사유로 하원이 탄핵을 추진해 가결까지 시켰지만, 거액의 기부금이 밀려 들어온 것이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가결에 따라 쏟아진 기부로 모금에 있어 강력한 우위를 유지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인 브래드 파스칼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과 언론이 가짜 탄핵 광란을 벌였지만, 대통령의 캠페인은 커지고 강해지기만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같은 기간 3천450만 달러(399억원)를 모아 최고액을 기록했다.
샌더스 의원은 다양한 인종과 젊은 연령대의 유권자들에게서 소규모 온라인 후원을 많이 받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무명의 신예에서 다크호스로 발돋움한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2천470만 달러(286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반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모금 실적은 2천270만달러(262억원)에 그쳤다. 다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1천520만 달러)와 비교하면 반등한 결과다.
바이든 캠프의 그레그 슐츠 선대본부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바람을 타고 항해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재원 조달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 이어 기업인 출신 후보 앤드류 양이 1천650만 달러(191억원)를 모금했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아직 모금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민주당 후보 경선전에 뒤늦게 합류한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정치후원금을 받지 않고, '내 돈'을 투입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민주당 개별 후보들의 모금 실적을 앞질렀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은 아닐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서 정치 부문을 담당하는 데이브 와이겔은 민주당 후보들의 기부금을 합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갑절이 된다면서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한 2012년 대선이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한 2004년에 상대 정당 후보들의 기부금 총액이 현직 대통령의 기부금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별로 따졌을 때는 민주당 후보들을 제친 것 같지만 정당별 총액으로 보면 우려할 만한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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