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중 전략적 연대 강화 조짐…김정일·모택동 사진까지
베이징 북중 수교 사진전서 中지도자·김씨 3대 모두 등장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 참전 사진도 등장해 북중 우호 강조
中지린·랴오닝성 총동원해 北에 경제 측면 지원 모색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북미 간 북핵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이 양국 지도자들의 전통 우의를 강조하면서 전략적 연대 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이어지는 김씨 3대 부자와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부각해 올해 중국이 북미 관계의 변수로 대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가 최근 베이징(北京) 국가도서관의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전을 직접 찾아가 보니 이미 고인이 된 마오쩌둥 국가주석과 김일성 주석, 덩샤오핑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걸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4차례 방중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 만난 사진도 많이 걸어 최근 북·중 간 전략적 연대가 긴밀해졌음을 과시했다.
이 전시장에는 북한과 중국 대형 국기가 내걸린 가운데 젊은 시절의 김일성 주석이 마오쩌둥 전 주석과 손을 맞잡고 웃는 장면, 소파에 나란히 앉아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장면, 김정일 위원장이 덩샤오핑 주석과 만나 담소를 나누는 장면 등이 사진으로 걸려있다.
시진핑 주석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두손을 맞잡는 사진도 눈길을 끌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1~4차 방중 시 시진핑 주석과 만나 회담하는 사진과 부부 동반으로 다과회를 하는 사진도 있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6월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카퍼레이드를 하는 사진도 전시회장에 걸렸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군이 참전해 전투에 임하는 장면과 중국군이 친근하게 북한 주민들과 어울리는 장면도 사진으로 걸려 북·중 관계가 과거 혈맹 관계 관계였다는 점도 보여줬다.
또한, 북·중 상호 방문 예술단의 공연 사진과 더불어 북한의 제철소, 백화점, 제조공장, 번화한 거리 등도 사진으로 게재돼 향후 북·중 간 경제협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2일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연말 시한을 넘겨 사실상 올해 장기전이 불가피해졌다"면서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경제적 지원 등을 기댈 곳은 결국 중국밖에 없어 올해 북·중 간 전략적 연대는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사회주의 특성상 전시회에 양국 최고 지도자들의 우의를 보여주는 사진이 걸렸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최고의 보증 수표"라면서 "이는 그 어떤 것보다는 북·중 협력 강화를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고 전했다.
이를 보여주듯이 최근 들어 중국 정부는 동북 지역의 지도부를 북한에 보내 지속해서 협력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북한 접경인 지린(吉林)성의 바인차오루(巴音朝魯) 당 서기는 지난해 12월 23일 방북해 리희용 북한 노동당 함경북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농업, 문화, 교육, 체육 등에서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린성 대표단은 이번 방북 기간에 중평남새온실농장, 청진항 등을 참관해 향후 경협 강화를 암시했다.
지린성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초에는 천추파(陳求發) 랴오닝성위원회 서기가 방북해 북한과 무역·민생·관광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천 서기는 방북 기간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영재 대외경제상 등을 만나 인적·무역 왕래 강화, 농업 교류 협력 추진, 민생영역 교류 강화, 관광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북한 측도 농업, 보건위생, 관광 등의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북핵 문제를 놓고 북미 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중앙정부 차원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지방 교류를 통해 북한을 측면 지원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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