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테러단체 알샤바브, 美 공습강화에도 소탕은 미지수

입력 2019-12-30 18:17
소말리아 테러단체 알샤바브, 美 공습강화에도 소탕은 미지수

시골서 은신처 옮기며 게릴라식 공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활개 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군 아프리카사령부는 29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정부와 공조해 알샤바브를 공습해 4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미군 아프리카사령부는 "미국과 소말리아 정부는 테러리스트 조직이 테러를 꾸밀 능력을 갖추지 못하도록 압박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알샤바브 공습은 알샤바브로 추정되는 잔혹한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지난 28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로 1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나왔으며 소말리아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로 알샤바브를 지목했다.

미군과 소말리아 정부가 빠르게 알샤바브에 대한 공격에 나섰지만 이 조직의 테러를 근절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FP는 미군이 올해 알샤바브를 겨냥한 공습을 부쩍 늘렸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미군 아프리카사령부는 2017년 4월부터 2년 동안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를 110차례 공습해 800여명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대규모 테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알샤바브의 건재를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 "알샤바브는 지난 수년간 점령지 상실, 미군의 공습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2015년부터 소말리아에서 사망자 20명 이상의 테러는 모두 13건이고 대부분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특히 2017년 10월에는 모가디슈 번화가에서 폭탄 테러로 500여명이 숨지고 약 300명이 다치는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아랍어로 '청년들'이라는 뜻의 알샤바브는 조직원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대략 5천∼9천명으로 추정된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를 이슬람근본주의 국가로 바꾼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고 소말리아 남부와 중부에서 영향력이 크다.

알샤바브는 이슬람법정연합(ICU)이라는 조직의 청년 분과로 출발해 2006년 독립했고 2010년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했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이웃국가인 케냐에서도 잔인한 공격을 벌여왔다.

알샤바브는 2011년 케냐가 아프리카평화유지군(AMISOM) 일원으로 소말리아에 군대를 파병하자 보복을 선언하고 케냐에서 수십여 차례 크고 작은 테러를 가했다.

2013년에는 나이로비의 한 쇼핑몰에서 인질 테러극을 벌여 67명을 살해했고, 2015년에는 케냐 북동부 가리사대학을 공격해 대학생을 포함해 148명을 사망케했다.

소말리아 정부의 무능은 알샤바브 격퇴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소말리아에서는 1991년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 독재정권이 붕괴해 무장군벌들의 내전이 벌어졌고 아직도 중앙정부의 치안력이 약하다.

알샤바브는 정부군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시골에서 은신처를 옮겨가며 정부와 군, 민간인에 대한 게릴라식 공격을 감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7년 출범한 뒤 알샤바브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지만 테러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