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도쿄올림픽 수구 경기장서 비산성 높은 석면 발견
도쿄都, 2017년 확인하고도 '위험하지 않다' 방치
아사히신문 문제 제기에 뒤늦게 응급 대책 강구키로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내년 도쿄올림픽 때 수구 경기장으로 사용될 '도쿄 다쓰미(辰巳)국제수영장'에서 비산성(飛散性)이 가장 높은 '레벨 1'의 석면이 발견됐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수영장을 운영하는 도쿄도(都)는 2017년 다쓰미국제수영장에 석면이 사용된 사실을 파악했지만 '법률에 저촉되지 않고 위험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이 문제를 제기하자 도쿄도는 뒤늦게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장소인 점을 고려해 응급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도쿄도 고토(江東)구에 있는 다쓰미수영장은 1993년 개관 이후 국제 대회와 일본 선수권 개최 장소로 사용된 곳이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수구 경기장으로 지정돼 도쿄도가 작년 10월부터 휠체어 이용자용 관람석을 늘리고 계단에 난간을 설치하는 등 개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도쿄도는 2017년 다쓰미수영장 개보수를 위한 석면 조사를 하면서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2곳에 내화(耐火) 피복재로 석면 함유 물질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 건축기준법은 건물을 대규모로 수리·개조할 때 석면이 발견되면 제거하거나 밀폐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쿄도는 다쓰미 수영장의 개보수 공사가 '대규모' 공사에 해당하지 않고 평소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 곳에서 석면이 발견돼 일반인 접촉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제거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발암물질인 석면이 발견된 부분이 밀폐되지 않아 석면에 접촉한 공기가 관객석으로 그대로 순환하는 구조여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라야마 다케히코 도쿄공업대 교수(리스크 관리 전공)는 아사히신문에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공공시설에 레벨 1(비산성 최고수준)의 석면을 방치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아사히는 지난 6일 도쿄도에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때 "위험하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도쿄도는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 "전 세계 관객이 모이는 올림픽 시설인 만큼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겠다"며 응급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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