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욕 유대인 공격' 규탄…일각선 '트럼프 책임론'도(종합)

입력 2019-12-30 21:20
트럼프, '뉴욕 유대인 공격' 규탄…일각선 '트럼프 책임론'도(종합)

용의자는 인근 지역 37세 남성…용의자 부모 "정신적 문제"

펠로시 의장 "모든 극단적 편견과 혐오에 맞서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이영섭 기자 = 미국 뉴욕의 유대교 명절 모임을 노린 흉기 공격 사건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유대주의'를 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미국동부 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모두 뭉쳐서 사악한 반유대주의 재앙에 맞서 싸우고 대적해 이를 근절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누카 제7야(夜)인 간밤에 뉴욕 몬시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공격은 끔찍하다"며, "멜라니아와 나는 피해자들이 조기에 완전하게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유대인이며, 장녀 이방카는 결혼 후 유대교로 개종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도 트위터에 "몬시에서 일어난 흉기 공격을 비롯해 최근 뉴욕 일대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공격, 특히 연말 절기에 일어난 사건들로 인해 매우 불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반유대주의와 모든 형태의 극단적 편견과 혐오에 대해 언제 어디서나 규탄하고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8일 밤 10시께 몬시의 록랜드카운티에 있는 랍비 차임 로텐버그의 집에 한 남성이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5명이 다쳤다.

피해자들은 로텐버그 랍비의 집에서 평화롭게 초를 밝히며 하누카 일곱번째 밤을 축하하다 공격을 당했다.

하누카는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시기와 겹치는 유대교의 절기다.

흉기 공격이 벌어진 몬시의 록랜드는 주민의 3분의 1 정도가 유대인이다.





용의자는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으나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용의자 그래프턴 E. 토머스(37)는 법원의 기소 인정여부 심리에서 살인미수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몬시에서 32㎞가량 떨어진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토머스는 경찰 말을 공격한 혐의로 체포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가족이 출석하는 교회의 웬디 페이지 목사는 토머스가 정신질환을 앓았으며, 토머스의 부모도 이번 사건의 원인이 정신적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취재진에 전했다.

미국 언론과 정치권은 최근 뉴욕 일대에서 반유대주의 폭력범죄가 잇따르는 데 주목했다.

앞서 이달 10일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있는 유대인 음식 전문 상점에서 총격이 벌어져 6명이 숨졌다. 검찰은 이 총격과 반유대주의와 관련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역시 몬시에서 유대교 회당에 가던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수술을 받았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민자와 유색인종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 발언과 정적을 향한 원색적 비난을 일삼는 그 때문에 혐오 범죄가 더 쉽게 확산했다는 것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이 나라에서는 증오의 기운이 생겨났다. 대부분은 워싱턴에서 비롯됐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이날 아이오와유세장에서 "트럼프는 우리 나라에 증오와 분열을 불러일으키려고 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국민 사이에 퍼진 증오와 불친절함을 받아들여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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