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불법 금광에 '수은' 판매자 체포…"신생아 5명 사망"

입력 2019-12-29 11:41
인니 불법 금광에 '수은' 판매자 체포…"신생아 5명 사망"

임신한 주민, 금 채굴작업 중 수은 노출돼 기형아 출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경찰이 불법 소규모 금광에 수은을 공급해온 2명을 체포했다.

29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북부 만다일링 나탈 지역에는 오래전부터 주민 수백 명이 불법으로 금을 채취해 생계를 유지해왔다.



이들은 자갈에서 금을 분리하고자 수은을 이용해 '갈룬둥'(galundung)이라는 기계를 돌린다. 이 지역에는 700∼1천개의 갈룬둥이 불법으로 설치돼 있다.

달란 나수티온 만다일링 나탈 군수는 "지난 2년 동안 불법 금광의 수은 노출로 신생아 5명이 숨졌다"며 "피해 아동들의 어머니가 임신 중 장갑 등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갈룬둥 기계를 작동 시켜 수은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령, 올해 3월 10일에 태어난 아기는 뇌와 두개골 일부가 없어 생후 4시간 만에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주민들의 수은 노출도 문제지만, 불법 금광 때문에 수백 헥타르의 토지가 파헤쳐져 홍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수마트라주 경찰은 28일 수은 판매업자들이 광부들과 만난 현장을 덮쳐 2명을 체포하고, 수은이 담긴 주전자 등을 압수했다.

수은은 대표적 유해중금속으로 기형아 출산, 신경마비 등을 유발한다. 1956년 일본 미나마타시에서는 유기 수은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주민 2천여명이 사지 마비, 언어장애 등을 겪으면서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13년 채택한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협약'에 따라 국제사회는 신규 수은 채광을 금지하고 기존 수은 광산은 15년 이내에 폐쇄하도록 했다.

만나일링 나탈 지역의 소규모 금광들은 무허가 업체라 수은 사용 자체도 불법이다.

북수마트라주 정부는 불법 금광 폐쇄 방침을 정하고, 만다일링 나탈 현장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주민들이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대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며 이번 기회에 소규모 금광을 합법화해달라고 시위를 벌였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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