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날 때 신체 활동 많이 하면, 암 발생 위험 크게 낮아져"

입력 2019-12-27 17:03
"틈날 때 신체 활동 많이 하면, 암 발생 위험 크게 낮아져"

미국 암학회 등 공동 연구, '임상 종양학 저널'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여가에 권장량의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하면 남성 대장암, 여성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골수종, 간암, 여성 비호지킨 림프종 등 7개 유형의 암 발생 위험을 최하 6%에서 최고 2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인 성인 75만 명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 암 연구소(NCI), 미국 암학회(ACS), 하버드대 T.H.찬 보건대학원 등이 공동으로 수행했고,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 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다.

ACS가 26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진은, 개별적으로 진행된 9건의 '전향적 연구(prospective study)' 결과를 종합적으로 재분석했다.

미국 보건 당국의 신체 활동 가이드라인은, 한주에 2.5~5시간을 적당한 강도로 하거나 1.25~2.5시간을 강한 강도로 하는 것이다.

1분간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들어가는 에너지(1 MET)를 기준으로, 적당한 강도의 활동은 기준량의 3~6배를, 강한 강도의 활동은 6배 이상을 소모할 만큼 빠르게 또는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이번 '메타 연구'에 쓰인 9건의 개별 연구는, 피험자 개개인의 신체 활동량을 보고받은 뒤 15개 유형의 암 발병 사례를 추적한 것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재분석한 결과, 권장 활동량(7.5~15 MET 시간/주)을 지킨 피험자에서 7개 유형의 암 발병 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을 만큼 낮아졌다.

전체적으론 신체 활동 시간이 길수록 암 발생 위험은 더 많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유형별로 남성 대장암은 8%(7.5 MET 시간/주) 내지 14%(15 MET 시간/주), 여성 유방암은 6% 내지 10%, 자궁내막암은 10% 내지 18%, 신장암은 11% 내지 17%, 골수종은 14% 내지 19%, 간암은 18% 내지 27%, 여성 비호지킨 림프종은 11% 내지 18% 낮아졌다.

연관성을 보인 사례의 약 절반에선 치료 약의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가 선형(linear)으로, 나머지 절반에선 비선형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일부 유형의 암은 환자 수가 너무 적었고, 피험자 대부분이 백인이었고, 신체 활동 시간을 상세히 측정한 코호트가 제한적이었고, 활동 시간을 피험자 스스로 보고하게 했다는 것 등이다.

ACS의 선임 과학 디렉터인 알파 파텔 박사는 "신체 활동 가이드라인은 대체로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에 미치는 효과를 근거로 마련된다"라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권고 수준의 신체 활동이 암 예방에도 중요하다는 걸 강력히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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