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지역 경기 회복세 안 보여… 한은 모니터링 결과
조금 개선된 제주권 제외 권역들 3분기와 비슷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4분기에 국내 지역 경기가 전체적으로 3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은 27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15개 지역본부가 기업체와 관계기관을 상대로 최근 경제 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 모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4분기에도 대부분 지역의 실물 경기가 온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경기 동향을 생산 부문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과 제주권이 소폭 늘었고, 대경권(대구·경북권)과 강원권은 소폭 감소했다. 동남·충청·호남권은 보합에 머물렀다.
수도권은 최근 업황 개선 기미를 보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주권은 음료 부문을 중심으로 생산이 소폭 늘었다.
반면 대경권은 디스플레이, 기계장비, 섬유 부문이, 강원권은 시멘트 및 의료기기 부문이 부진했다.
동남권은 조선 수주가 증가했으나 석유정제가 감소해 보합에 머물렀다. 충청권은 반도체, 자동차 부문에서 소폭 개선이 있었지만,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철강의 부진이 이를 상쇄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충청권과 강원·제주권이 전기 대비 호조를 보였다. 충청권은 화물 물동량 증가로 운수업이 나아졌고, 강원·제주권은 관광객 증가로 숙박·음식점업이 개선됐다.
수도권 등 나머지 권역의 서비스업 생산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수요 부문별 경기 동향을 살펴보면 소비는 일부 권역에서 자동차 판매가 늘긴 했지만, 비교적 따뜻한 겨울 영향으로 동절기 의류 판매가 부진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전 분기 대비 보합 수준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부문의 투자 확대로 충청권이 증가했다. 강원·제주권은 음식료품 제조업 투자가 소폭 늘었다.
나머지 권역의 설비투자는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건설투자는 수도권이 소폭 늘었다. 건물건설 부진이 완화하고 대규모 민자 철도 수주 영향으로 토목건설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충청권은 주거용 건축의 착공 부진으로 건설투자가 소폭 감소했고, 나머지 권역은 민간 건설투자 부진을 공공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상쇄하면서 보합을 유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출은 대부분 권역에서 소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주권만 반도체 설계, 수산물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고용은 10∼11월 중 월평균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7만5천만명 늘어 3분기 증가 폭(36만7천명)을 소폭 웃돌았다.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제주권의 증가 폭이 커졌지만, 대경권은 감소 폭이 확대됐다.
4분기 중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향후 경기전망은 수도권의 제조업 생산이 반도체, 의약품, 기계장비, 석유화학·정제 부문을 중심으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권은 자동차 및 부품, 조선, 석유정제를 중심으로, 충청권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전기장비를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대경권은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의 부진을 예상했다.
향후 소비는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로 저소득층 소비 여력이 늘고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역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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