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5명중 4명 "회사 요구에 따른 외모꾸밈도 노동"
알바몬 설문조사…"알바생 56%, 업무 중 외모품평 들어"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업무와 관련해 몸단장하는 이른바 '꾸밈노동'(그루밍)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아르바이트생 5명 중 4명은 회사의 요구에 따른 꾸밈도 노동으로 생각한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은 27일 알바생 3천744명을 대상으로 꾸밈노동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알바몬에 따르면 회사의 요구로 화장을 하거나 불편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꾸밈노동이라는 데 동의하는지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21.7%는 '매우 동의', 56.3%는 '어느 정도 동의'라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응답자는 아르바이트의 종류나 성별과 무관하게 70% 이상으로 고루 높게 나타났다.
반면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17.6%)',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4.4%)' 등 꾸밈노동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2%에 그쳤다.
실제로 알바생들은 현장에서 외모와 관련한 지적이나 제재를 받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중 외모에 대한 품평을 경험했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55.8%가 경험했다고 답했다.
외모품평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서비스 직군이 60.4%로 사무보조나 생산 등 비(非)서비스 직군(37.8%)보다 높았다.
서비스 직군 중에서는 판매·판촉(68.8%), 캐셔·카운터(66.1%), 연회·서빙(63.6%) 등의 부문이 특히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64.6%)이 남성(44.5%)보다 외모품평을 겪은 경험이 많았다.
아르바이트 근무지에서 복장 등 외모와 관련한 지시 사항이나 제재를 받았다는 응답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서비스직 알바생의 64.8%와 여성 알바생의 67.1%는 외모 관련 지시나 제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외모 관련 지시와 제재 사례를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유니폼(모자, 앞치마) 착용(61.8%)이 가장 많았다. 이어 '용모를 단정히 할 것에 대한 지적'(49.7%), 특정 의상(찢청, 미니스커트 등) 착용 제한(32.8%), 액세서리 착용 금지·제한(27.7%), 의상 색상 제한(23.7%)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알바생 과반(52.7%)은 용모를 단정히 하거나 꾸밈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 '위생과 안전 등 최소한의 상식적 수준의 요구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당연히 할 수 있는 요구로 이해한다'(19.6%), '업무적으로 필요하다면 받아들이되 수고나 비용은 보상해 줘야 한다'(12.7%), '동의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6.5%), '과도한 요구로 부당하다'(5.5%) 등의 순이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샤넬코리아 백화점 매장 직원들이 꾸밈노동 때문에 규정보다 30분 일찍 출근해야 한다며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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