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출마 임박?…WP "트럼프, 국무장관 후임자 물색·타진"

입력 2019-12-27 08:38
수정 2019-12-27 09:33
폼페이오 출마 임박?…WP "트럼프, 국무장관 후임자 물색·타진"

대선국면서 외교수장 교체 현실화 주목…"대선 때까지 비건 대행체제 가능성도"

폼페이오 출마시 오브라이언 유력 거론 속 므누신 등 하마평…"비건도 리스트에"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내년도 상원의원 출마 문제와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미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대선 국면에서 외교수장 교체가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 폼페이오 장관의 퇴임 시기에 따라 대선 때까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대행 체제로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P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이날 '트럼프는 벌써 차기 국무장관을 찾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정치적 고향인 캔자스주 상원의원 출마를 최종 결심하지는 않았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지만, 행정부 내에서 후임을 놓고 이미 물밑 경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을 대체할 후임자 검토와 관련, 의원들 및 당국자들의 의사를 타진하면서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로긴은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출마 문제가 최종 어떻게 가닥 잡힐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의원들 및 당국자들과 후임자를 놓고 이런저런 이름들을 논의해왔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관련 대화를 나눠본 3명의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행정부 전체적으로 추측이 무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로긴은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부를 떠날 경우 비건 부장관이 적어도 당분간 장관 대행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제 떠나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를 확정하기에 너무 늦은 시점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비건 부장관이 대선 때까지 국무부를 이끌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비건 부장관이 공식 국무장관직을 추구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도 트럼프 대통령의 명단에 있다고 로긴은 전했다.

지난 21일 취임 선서를 하고 국무부 '넘버2'로서 공식업무를 시작한 비건 부장관이 국무장관 대행이 될 경우 무게감은 훨씬 커지게 된다. 다만 업무 범위가 커지는 만큼 물리적으로 대북 협상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부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대북 특별대표를 겸임할 예정이다.

로긴에 따르면 폼페이오 후임으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인사는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로 있다가 지난 9월 '슈퍼 매파'인 존 볼턴 후임으로 발탁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고 여러 당국자가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및 폼페이오 장관 두 사람 모두와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긴은 "오브라이언은 유능하고 세련된 전문 관료로, 행정부내 모든 다양한 세력과도 잘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보도했다.

명단에 올라와 있는 또 다른 도전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라고 로긴은 전했다. 다만 그가 국무장관직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뛰고 있는지에 대해선 당국자들의 전언이 엇갈린다.

대중(對中) 온건 성향 및 '월스트리트'에 편중된 사고방식 등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고 한다. 재무장관 인준 당시 '턱걸이 가결' 전력과 경륜 부족에 대한 민주당의 지적 제기 등 의회 인준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 대사에 대해서도 폼페이오 장관 후임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로긴이 전했다. 독일 정부는 그리넬 대사의 공격적 성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왔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트럼프 대통령의 점수를 땄다는 것이다.

이 밖에 브라이언 훅 대(對)이란 특사, 마르크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톰 코튼(아칸소) 상원의원 등도 거론된다고 로긴은 전했다. 두 의원 모두 대권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긴은 결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폼페이오 장관은 2024년 대선 도전을 저울질해왔으며,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상원 입성이 대권 도전의 완벽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적극 권유해왔다.

그는 "폼페이오는 진짜로 국무장관직을 그만두고 초선 상원의원으로 갈 것인가. 외교적 성과를 발판으로 대권에 도전하려고 한다면 1년 더 머물면서 (국무장관)직을 마무리하려고 하지 않을까"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상원의원 불출마 시 후임 물색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전까지 보류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 폼페이오 장관의 불출마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국무장관직 쟁탈전이 계속 가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면서도 공화당이 의석을 잃을 위험이 있다면 마음을 바꿀지도 모르며 출마시 압승할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둔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들어 트위터 개인계정도 개설하는 등 출마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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