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인주 반군 억류 미얀마 집권당 고위인사 사망
반군 "미얀마군 포격에 숨져" vs 정부 "반군이 고문해 사망"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무장 반군에 납치됐던 미얀마 집권당 고위급 인사가 숨진 것으로 알려져 정부와 반군 간 갈등이 더욱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26일 로이터 통신과 온라인 매체 일레븐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활동 중인 반군 아라칸군(AA)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부티다웅 지역 의장인 우 예 테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A는 불교계 소수민족인 라카인족(또는 아라칸족)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무장 투쟁을 벌여 왔다.
AA는 테인 의장이 지난 23일 미얀마군의 포격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AA는 성명에서 "대규모 폭발로 억류 중이던 이들 중 일부는 숨졌고, 일부는 부상했다"면서 "테인 의장도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테인 의장은 이달 초 AA에 납치된 뒤 억류돼 왔다.
통신은 테인 의장이 미얀마군과 AA간 충돌 과정에서 숨진 가장 고위급 민간 관리라고 전했다.
미얀마군은 AA측 주장에 대해 별도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묘 민트 NLD 대변인은 테인 의장의 죽음은 AA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정부 관계자도 지역 주민들을 인용해 테인 의장의 죽음은 미얀마군 폭격과는 무관하다면서, AA가 납치 이후 테인 의장을 고문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라카인주는 약 2년여 전 로힝야족 대학살의 비극이 일어난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미얀마군과 AA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3만5천~4만명이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글라데시로 피신하지 않고 라카인주에서 사는 로힝야족 20만명의 삶도 위협받고 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