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서아프리카서 감축·철군 검토…글로벌 재검토 첫단계"
NYT "대테러 임무 줄이고, 러·중 견제 집중 노력에서 비롯"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서부 아프리카에 주둔한 미군 병력의 감축이나 완전 철군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에스퍼 장관의 이 같은 검토는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 가운데 수천 명을 개편할 수 있는 글로벌 미군 배치에 대한 재검토의 첫 단계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서부 아프리카에서의 미군 개편이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NYT는 서부 아프리카에서의 미군 개편 논의에는 1억1천100만달러를 투입해 최근 구축한 니제르의 드론(무인항공기) 기지 포기와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에서 테러 단체 등과 싸우는 프랑스군에 대한 지원중단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서부 아프리카에서의 미군 병력 변경과 관련한 첫 결정이 내년 1월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 같은 검토는 테러 세력과 싸우는 '9·11 테러' 이후 임무를 줄이고, 대신 우선순위를 러시아와 중국 등 이른바 '열강'과 맞서는 데 집중하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에 내년 1월까지 철군 계획과 이들 병력의 재배치 계획을 입안할 것을 지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에스퍼 장관이 또 중동에서의 상당한 규모의 병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에스퍼 장관이 이라크에서 미군 병력을 현재 5천명에서 2천500명으로 줄일 수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약 1만3천명 미군 병력 가운데 4천명에 대한 감축 희망을 이미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아프리카에는 현재 사하라 사막 남쪽을 비롯해 에티오피아, 지부티, 소말리아 등 3개국을 포함하는 지역을 뜻하는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등에 총 6천~7천명이 주둔하고 있다.
NYT는 아프리카에서의 미군 감축은 니제르와 말리, 차드 등에 배치된 수백명을 대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YT는 미군 병력이 기존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증강되는 국가에 대해 미 국방부는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에스퍼 장관은 한국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을 연 50억달러 수준으로 올릴 것을 압박했고, 한미간에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까지 꺼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조항을 담은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했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